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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먹거리 바른 식생활] 식물성 8 vs 동물성 2 … 기억하세요, 식탁의 황금비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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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면

다이어트 열풍의 부작용이 심각하다. 최근 5년간 과도한 다이어트의 부작용으로 섭식장애·빈혈·조기폐경·골다공증 등이 생겨 병원에서 진료 받은 10∼30대 여성이 무려 93만8000여 명이며, 총 진료비는 828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잘못된 다이어트는 영양 균형을 깨트리고 특정 영양소의 결핍을 초래한다. 특히 한 가지 식품만 먹는 ‘단일식품 다이어트(One Food Diet)’는 다이어트 후 살이 찌는 체질로 바뀌기 쉽고 빈혈·무월경 등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또 일명 ‘황제 다이어트’라 불린 저당질·고단백식 다이어트 는 체지방 감소보다는 탈수로 인한 체중감량이며 저당질 식사로 인한 체액 손실, 피로감, 혈청요산 상승 현상을 불러온다.

그 외에도 저열량 식사와 정상 식사를 반복하는 ‘순환식 다이어트’, 하루 400∼800㎉ 정도의 열량을 섭취하는 ‘초저열량 다이어트’ 등은 모두 처음엔 체중은 감량하지만 결국 기초대사량이 저하되는 결과를 가져와 요요현상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기 쉽다.

김경주 대한영양사협회장

우리는 선조가 물려준 좋은 식문화를 갖고 있다.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과 같이 ‘의식동원(醫食同源)’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 하여 음식을 약과 의술과 같은 맥락으로 생각하며 음식을 잘 먹음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고 고쳐보려는 사상이 있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내의(內醫 )’ 안에 식사로 병을 고치는 의사인 ‘식의(食醫)’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기온·습도·강우량이 곡물 농사에 적합하고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지형적·기후적 특성으로 인해 예부터 농림산물과 수산물이 풍부했다. 이 식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전통음식도 발달됐다. 또한 삼국시대 후기부터는 밥을 주식으로 하고 계절에 따라 생산되는 생선·과일·두류(豆類)·채소를 이용한 반찬을 먹는 식생활 패턴이 형성됐다. 장류·김치·젓갈 등 발효식품이 발달했으며 간장·파·마늘·고춧가루·후추·생강·참기름 등의 다양한 양념을 사용해 영양적으로 우수한 우리 음식 고유의 맛을 발전시켰다.

이러한 우리 전통음식은 고기의 경우 주로 삶거나 끓이고, 생선은 찜·찌개·조림·회 등으로 조리해 지방 함량이 적도록 했다. 또 일상식 기본 상차림은 복합 다당류인 쌀·잡곡류로 지은 밥과 여러 재료를 넣어 끊인 국, 발효식품의 대명사인 김치로 구성됐다. 여기에 기름을 적게 사용하는 구이, 비타민·미네랄·식이섬유가 듬뿍 함유된 나물무침·생채 등이 곁들여졌다. 식물성 식품과 동물성 식품을 8대 2로 한 상차림. 이것이 건강에 가장 좋은, 황금 비율 식단이다. 비빔밥을 떠올리면 간단히 이해된다. 밥 위에 각종 나물류와 참기름·고추장, 그리고 계란부침·쇠고기볶음·다시마튀각 등을 올린 비빔밥이야말로 영양 균형 면에서 환상적인 비율을 자랑하는 우리 고유의 음식이다.

건강을 유지하는 다이어트의 기본은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선조로부터 건강에 좋은 다이어트 방법을 자산으로 물려받았다. 우리 땅에서 재배되고 제철에 생산된 식품으로 전통음식 비빔밥을 만들어 보자. 맛있고 영양 균형도 잘 잡힌 비빔밥은 행복한 다이어트로 이끄는 최고의 음식이다.

김경주 대한영양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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