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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김종락 전 야구협회장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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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 야구의 발전을 이끌었던 김종락(사진) 전 대한야구협회 회장이 22일 별세했다. 93세. 충남 부여에서 출생한 고인은 공주고보(공주고 전신), 일본 니혼대 상경학부 경제과를 졸업하고 한일은행 전무, 서울은행장 등으로 금융계에서 활동했다. 1970년에는 미국의 군함 제조업체인 타코마와의 기술제휴로 코리아타코마를 설립했고, 91년까지 회장을 지냈다.

 김 전 회장은 김종필(JP·87) 전 국무총리의 셋째 형이다. 7형제 중 어릴 때부터 가장 우애가 좋아 2008년 JP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는 고인이 함께 재활치료를 받았다. 22일 형의 빈소를 찾은 JP는 많이 울었고 상심한 모습이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고인은 62년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으로 체육계와 인연을 맺었고, 탁구협회장을 거쳐 66년 제9대 대한야구협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14년간 최장기 협회장으로 재임하며 야구 발전에 앞장섰다.

 77년 니카라과에서 열린 제3회 수퍼월드컵대회 때는 한국선수단장을 맡아 한국이 국제대회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이 공로로 체육훈장 맹호장을 받았다. 당시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사령탑이 김응용(72) 한화 감독. 김 감독은 “당시 든든한 지원을 해줬다. 야구 열정이 대단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78년에는 서울시의 잠실 스포츠콤플렉스 건립 계획에 야구장이 누락되자 서울시에 강력하게 항의했고, 야구장 건설 비용으로 현금 1억원을 마련해 서울시에 전달함으로써 잠실야구장 건립 결정을 이끌어냈다.

 한국 야구의 기틀을 다진 고인은 국제야구연맹(IBAF) 부회장(80~96년), 아시아야구연맹(BFA) 회장(83~95년)을 역임하면서 각종 국제대회에 대표팀을 파견하는 등 국제경쟁력 강화와 위상 제고에도 힘썼다. 정치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유족으로는 아들 정태(영화산업 대표)·민태(상명진흥 대표)·이태(마니디피텍스 대표)씨, 딸 숙자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4일 오전 6시30분, 장지는 충남 부여 선영이다. 02-3010-2294.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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