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준에 도전하는 한국 이론물리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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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흔히 물리학을 모든 과학의 기초 또는 자연과학의 여왕이라고 말한다. 천문학, 화학, 지질학 등 딴 과학의 법칙은 결국에 가서 물리학의 법칙으로 귀착하고 만다. 그러나 물리학의 법칙은 물리학의 법칙만으로 설명된다. 거기다가 물리학의 법칙은 아름답다고 할만큼 질서가 정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과학의 기초며 여왕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 물리학을 편의상 이론물리학과 실험물리학으로 나누고있다. 지난17일 경희대문리대주최로 우리 나라에선 처음으로 이론물리학 심포지엄이 열렸다. 경희대문리대 강의실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한 사람은 약30명. 규모 상으로 보면 조그만 학술발표회보다도 못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여기엔 우리 나라 이론물리학계의 학자들이 거의 참석했다. 우리 나라 이론물리학자들이 이렇게 한 자리에 모여 이론물리학의 최전선에 관해 대화해본 일은 아직까지 없었다.
동 심포지엄의 사회를 맡은 윤세원 교수(경희대 산업대 및 공대학장)의 『오랫동안 침체에 빠졌던 우리 나라 이론물리학계가 차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요즈음 해외에는 세계최고수준을 가는 논문을 낸 우리 나라 이론물리학자가 차츰 늘어가고 있고 국내학자도 미국의 피지클·리뷰 등 권위 있는 물리학회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회수가 많아져가고 있다.
만약 우리 나라 학자로서 근시일 내에 노벨상을 탈 사람이 나온다면 그것은 이론물리학분야밖에 없다』는 인사로부터 시작이 됐다. 제1부는 서울대공대의 박봉렬 교수 주재아래 소립자 및 원자핵이론에 관해 토론됐다. 먼저 서울대공대의 송희성 박사에 의해 중력장의 상호작용, 전자장의 상호작용, 원자핵에서 일어나는 약한 상호작용과 강한 상호작용을 상대론적 전기 양자역학으로 풀어보려는 세계이론물리학계의 최근동향에 대해 설명됐다. 이어서 송 박사는 오늘날 고 에너지 입자에 대한 모든 문제에서 나타난 여러 가지 실험적 사실을 완전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외국에서는 이론물리학자들이 자기가 만든 이론이 딴사람의 실험에 안 맞으면 서둘러 고치거나 방기해버리는 자신 없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
최근 귀국한 전 박사는 경도대학기초물리학연구소에서 노벨상을 받은 유까와 박사의 지도를 받은바있다.
끝으로 서울대문리대의 고윤석 교수에 의해 원자핵의 여러 가지 모형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고 교수는 버스머스 208과 플루토늄 246을 예로 들어 재운동량을 닐슨·다이어 그램에 맞춰 설명한다면 여러 가지 모형의 공통점이 발견되고 또 그 차이가 적어진다는 점을 토의했다. 통계물리분야를 다룬 제2부는 서강대의 조순탁 교수 주재아래 진행됐다. 먼저 얼마 전에 일시 귀국한 남상부 박사(미국 버지니아 대 교수)에 의해 오늘날 화려한 각광을 받고있는 극 저온에서의 초 전기 전도도에 관한 최신연구동향이 설명됐다. 남 박사는 앞으로 만일 고 온도에서도 초 전기 전도도에 관한 것이 이론적으로 또 실험적으로 확인된다면 산업에 혁명이 일어날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서 서울대문리대의 이구철 박사에 의해 기체와 액체사이의 상 변환 곡선과 액체와 고체사이의 상 변환 곡선사이에 있는 람다 변환을 이론적으로 다루는 문제에 대해 토론됐다. 동 심포지엄의 마지막 토의는 고대의 강우형 박사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이뤄졌다.
강 박사는 와동에 관한 운동을 나비아·스토크스 방정식에서 출발하여 해결하려는 전통적인 방법에다가 코로모그로프 이론을 적용하여 좀 더 잘 설명하여 보고자하는 이론물리학자들의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심포지엄을 끝낸 뒤에 가진 좌담회에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오고 갔다.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노벨상도 탈 수 있다하여 한때 이론 물리학을 준재들이 지망했으나 그 뒤 물성 물리학을 비롯한 실험물리학에 수재들이 모이다가 최근엔 다시 이론 물리학이 각광을 받게됐다는 우리 나라 물리학계경향을 그 좌담회에서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세계에서 해마다 약10만 건의 물리학연구논문이 나오고있는 우리 나라에선 1백건 내외가 발표되고 있는데 양은 그래도 괜찮으나 질이 높은 것이 더나와야 한다는 의견은 꽤 공감을 모았다. 연구비가 넉넉하고 생활도 보장되어야 좋은 연구가 나올 수 있는 것은 물론이지만 이번에 가진 것과 같은 심포지엄이 자주 있어 대화를 통한 자극과 경쟁이 우리나라이론물리학의 수준을 높일 것이라는 의견엔 모두가 박수를 치며 찬성을 했다. 윤 학장의 『가을엔 실험물리학 심포지엄을 갖겠으며 매년 연례행사로서 두 가지 심포지엄을 열 작정』이라는 인사로 이날의 좌담회도 끝났다.<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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