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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분기 1.7% '깜짝 성장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미국의 올 2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다. 양적 완화(QE)가 머지않아 축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 상무부는 “국내총생산(GDP)이 올 2분기(3~6월)에 1.7%(연율) 늘었다”고 31일 발표했다. 이 성장률은 앞으로 두 차례 수정될 예정이지만 일단 월가 경제분석가들의 예상치(1%)보다 0.7%포인트 높다.

 상무부는 “민간소비와 기업들의 재고 증가가 경제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또 수출이 꾸준히 늘고 상업용 부동산과 주택시장이 꾸준히 회복한 점도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지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상무부는 “재정지출 일괄 삭감(시퀘스터) 와중에도 연방정부 지출이 예상만큼 줄지 않았다”며 “게다가 주정부들의 지출이 늘어 성장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2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넘어선 덕분에 QE 축소가 월가 예상 시점을 전후해 시작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QE 축소 시점은 9월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실업률 하락 흐름이 탄탄하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9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현재 월 850억 달러(약 94조1800억원)에서 650억 달러로 23% 정도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성장률이 높아도 기대만큼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게 복병이다. 위기 이전까진 미 경제가 4%(장기 평균 성장률을 3%로 가정할 때) 성장하면 실업률이 0.5%포인트 정도 떨어졌다. 하지만 위기 이후부터는 미 경제가 5~6% 정도 성장해야 그 정도 실업률 하락을 기대할 수 있다. 2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지만 실업률이 기대만큼 떨어지지 않아 QE 축소가 9월께 시작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편 미국 노동부는 2일 저녁(한국시간) 7월 실업률과 새 일자리 창출 실적을 발표한다. 월가 전문가들은 실업률이 7.6%에서 7.5%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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