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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맨 10년 박용택, 10년의 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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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박용택

지난 10년간 LG 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선수는 누구일까. LG 외야수 박용택(34)은 “아마 내가 욕을 가장 많이 먹었을 것이다. 10년 동안 계속 뛴 선수가 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는 29일 현재 선두 삼성에 1.5경기 차 뒤진 2위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10년 동안 포스트시즌(4강)에 진출하지 못했던 LG가 드디어 ‘가을잔치’에 초대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박용택은 “포스트시즌을 생각하면 가슴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느껴진다”고 했다.

 LG 선수와 스태프, 구단 직원 중 누구도 가을야구가 간절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특히 박용택에게 포스트시즌은 소망을 넘어 한(恨)이 됐다.

 박용택은 2002년 LG에 입단해 타율 0.288, 홈런 9개를 기록했다. 그때 LG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야구가 그리 어렵지 않은 시절이었다. 이후 LG는 해마다 4강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베테랑 이병규(39)가 2007~2009년 일본 주니치에서 뛰었고, 다른 선수들도 부상이나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고통스러운 세월, 온전히 자리를 지킨 선수는 박용택이 유일하다. 그는 “병규형이 없을 땐 내 몫을 해도 돌아오는 건 비난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박용택은 2005년 득점왕(90개)과 도루왕(43개), 2009년 타격왕(0.372)에 올랐다. 다른 팀에서라면 특급 스타로 대접받았겠지만 LG에서 박용택의 활약은 늘 평가절하됐다. 팀이 부진하자 주축선수인 그에게 책임을 묻는 팬이 많았다.

 올 시즌 그는 혼자가 아니다. 이병규·이진영 등 선후배들이 앞뒤에서 돕고 있다. 박용택은 팀 내 타격 1위(0.336), 최다 안타 1위(103개)를 달리고 있다. LG가 부진했을 때 비난이 그에게 향했던 만큼 이젠 많은 칭찬이 박용택의 몫이다.

 ◆LG-삼성 주말 3연전=LG는 주 중 3연전을 쉬고 다음 달 2~3일 잠실에서 삼성과 대결한다. 2승 이상이면 선두 도약도 바라볼 수 있다. 로드리게스를 대신해 삼성에 입단한 오른손 선발 카리대(30)가 LG전에서 첫선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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