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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섹슈얼리티'를 더 알고 싶다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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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이성애·동성애·무성애·양성애·트랜스섹슈얼 등 수많은 성담론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이성애를 제외한 다른 성에 관한 담론은 지하세계에 파묻혀 있었다. 다음은 ‘단 하나의 정상적인 성정체성’이 아닌 ‘70억 개의 성정체성’을 상상할 수 있도록,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섹슈얼리티 안내서들이다.

 앤서니 기든스의 『현대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새물결)은 현대인의 사랑을 다채로운 각도에서 조명하면서, 왜 우리는 이토록 불확실한 사랑 때문에 끊임없이 고뇌하는가를 깊이 성찰하도록 만든다.

 최고의 페미니즘 이론가로 알려진 주디스 버틀러는 『젠더 트러블』(문학동네)에서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겨온 대부분의 성에 관한 지식들이 철저히 조작됐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성애자만이 ‘진정한 주체’ 라는 식의 주류담론이 인간의 섹슈얼리티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왜곡시켰는지를 통쾌하게 밝혀낸다.

 조안 러프가든의 『진화의 무지개』(뿌리와 이파리)는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야말로 진화의 원동력’이라는 흥미로운 캐치 프레이즈로 화제를 모았다. 자연은 다윈식의 생존 을 위한 무한투쟁의 장이 아니라 우정과 협력이 살아 숨쉬는 곳이며, 성적 다양성은 생태계 전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다.

정여울 문학평론가

●정여울  국문학을 전공했으며 문학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글을 써오고 있다. 『씨네필 다이어리』 『마음의 서재』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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