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는 변화무쌍한 대자연과 맞서 싸우는 스포츠다. 최고의 골퍼들이 출전하는 PGA 투어는 올해 대자연에 참패를 당하고 있다. PGA 투어가 열리는 곳에 먹구름이 쫓아다니면서 도저히 경기를 할 수 없을 정도의 기록적인 폭우를 뿌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린에 물이 고이고 벙커가 늪이 되면서 경기는 파행에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열린 14개 대회 중 8개 대회가 비나 천둥, 안개 같은 기상 조건 때문에 오락가락했다. 하와이에서도, 캘리포니아에서도, 플로리다에서도 경기 중단을 알리는 사이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지난 2월 닛산 오픈에서는 비 때문에 경기가 늘어지다 아예 36홀로 대회가 끝나기도 했다. 36홀 경기는 PGA 투어 사상 세 번째 일어난 일이다. 당시 우승자인 아담 스콧(호주)은 상금은 받았으나 반쪽 대회라는 이유로 정식 우승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1일(한국시간) 조지아주 덜루스에서 열릴 예정돼 PGA 투어 벨사우스 클래식 1라운드도 9시간 동안 내린 비 때문에 연기됐다. 2일에도 천둥 번개가 예정되어 있다. 이런 날 골프채를 쥐고 있으면 벼락 맞을 확률이 높다. 역시 경기가 어렵다. 3일과 4일 이틀 연속 36홀씩 치러야 할 가능성도 있고, 그것도 어려우면 하루 늦게 경기가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다음주에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가 예정돼 있어 벨사우스 클래식에 출전한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 문제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성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