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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윤혜 승무원 "꼬리뼈 부러진줄 모르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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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작은 영웅 이윤혜 과장(40)은 꼬리뼈가 부러졌는데도 필사적으로 승객들을 구출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시 조앤 헤이스-화이트 소방국장은 사고 당시 마지막까지 비행기에 남아 있었던 이윤혜 캐빈매니저(최선임 승무원)를 영웅으로 칭했다.

이 과장은 8일 샌프란시스코 한 호텔에서 본지 기자를 만나 "맨 마지막에 확인하고 탈출할 때 비행기 뒤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났다. 비행기 안에 불이 붙었는데 초등학생이 무서워 울면서 탈출을 못했다. 우리 승무원이 그 학생을 안고 뛰어 내렸다. 초등학생이 안전하게 탈출하는 걸 보고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윤혜 과장은 꼬리뼈 골절때문에 앉지 못하고 선 채로 인터뷰를 했다.

-사고당시 상황은
"일반 착륙할 때와 다르지 않았다. 착륙할 때 됐는데 상승하는 느낌 들다가 큰 충격 받으면서 다운됐다."

-위험을 어떻게 감지했나.
"랜딩할때 일반적 랜딩아니라 하드랜딩이었다. 오른쪽 첫번째 도어에서 슬라이드가 안쪽으로 터졌다. 이게 일반적이지 않다라고 느꼈다. 꼬리가 날아갔는지 인지할 수 없었다. 앞에 있었다. "

-평상시와 다르다는 느낌은
"부드럽게 내리는게 아니란 느낌 들었다. 다시 이륙하려는 느낌이 들었다. 충돌이 있었고 충돌이 일반적으로 랜딩하는 수준 아니라 굉장히 큰 충격이 있었다. 그리고 충격받고 다시 받고 오른쪽 왼쪽 흔들렸다."

-몇 초 후에 꽝했나
"올라갈때 어? 이게 뭐지? 할때 꽝했다."

-시간대별 조치 설명해달라.
" 정지한 다음에 기장의 유고를 확인하기 위해서 들어갔고, 이상없다 말씀하셨다. 이베큐에이션 할까요 했더니 기다리세요 했다. 도어 닫고 동요하지 않도록 방송했다. 그리고 나서 이베큐에이션 소리 들었다. 그 다음 '비상탈출', '이베큐에이션' 소리 치면서 탈출 시도했다. 중국 손님들이 많았다. 중국 손님들은 인지 못하고 다른 일 하고 계셔서 소리치면서 빨리 나가시라고 안내해드렸다.

안내 해드리고, 뒤에 세 분정도 남아계셨는데, 어떤 여자분 나왔다. 다리를 너무 심하게 다쳐 혼자 슬라이드 탈수 없다고 했다. 여자 손님 모시고 두번째 도어까지 갔다. 기장님이 오셨다. 기장님께 뒤쪽에 손님이 계십니다 했더니 기장이 알겠습니다 하고 뒤로 가셨다. 10번 HJK좌석쪽에서 화재 발생했다. 그 순간 슬라이드 안쪽에 승무원이 다리가 완전히 낀 상태에서 소리지르면서 살려달라 하고 있었다. 슬라이드를 터뜨릴 만한 도구가 없었다. 부기장님이 올라오셔서 칼로 슬라이드 터뜨리고... 그리고 저는 화재 때문에 소화기를 부기장님에게 드리고 후배를 구조했다. 기장님 부기장님 함께 탈출 할 수 있게 하고 남았던 손님들 탈출을 도왔다. 그리고 다른 승무원과 화재 진압하고 손님이 더이상 보이지 않아 탈출했다."

-비행기를 맨 마지막에 떠난 사람은
"저하고 부기장, 그리고 구조된 승무원이다".

-슬라이드가 안으로 터지는 것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 중 하나인가
"일반적으로는 밖으로 터지게 돼 있다. 처음 경험한것이다. "

-이번 구조, 총 얼마 걸렸는지 기억 나는가
"시간 재기는 불가능했다. 오로지 생각은 탈출이 목표였기 때문에 탈출 시키는데만 포커스 맞춰서"

-울면서 구조했다는 얘기 나오던데.
"승무원들 중에서 먼저 내려가 탈출한 손님들을 보살피게 돼 있다. 초등학생 남자애가 비행기 안에서 무서워했다. 그래서 후배가 아이를 안고 뛰었다. 본인이 서비스했던 존에 있던 아이였다. 아기가 잘 탈출하는 걸 보고 손님하고 같이 울었다."

-어떤 생각들던가
"매년 훈련받다보니 오히려 상황이 닥치니 명료해졌다. 생각하고 하는것 아니라 그냥 듣고 하면서 화재 났을때도 빨리 꺼야지 생각이 들지 어떡하지 위험한데 하는 생각은 안 들었다."

-허리 언제 어떻게 다쳤는지 기억하는가.
"랜딩하면서 다쳤던것 같다. 나중에 병원에서 꼬리뼈가 부러졌다고 했다. 탈출하는 과정에선 전혀 몰랐다. "

-다들 구출하고난 뒤에 기장, 부기장과 말씀 나눴나
"우선은 제가 손님들 응급차 타고 다 보낼 때까지 남아 있었다. 이후에 저도 다른 병원 갔을 때 승무원이 한 명 밖에 없었다. 대화는 어려웠다."

-앞으로 일정 어떻게 되는가
"잘 모르겠다."

샌프란시스코=이지상 기자
[사진 샌프란시스코(미국)=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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