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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기술 접목, 2000㏄ 엔진 중 최고 4500㏄급 파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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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A45 AMG
BMW M135i(사진 위), 아우디 S3(사진 아래).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사운드를 경험할 것이다.”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독일 서부의 소도시 바트드리부르크. 메르세데스 벤츠가 갓 출시한 프리미엄 소형 해치백 A45 AMG, CLA45 AMG 시승 행사를 하는 자리였다. 디터 제체 다임러그룹 회장은 A45 AMG를 “사운드가 특별한 자동차”라고 소개했다. ‘성능과 디자인은 기본이고 이제는 소리로 자동차를 즐겨라’는 자신감에 찬 설명이었다. 시동을 걸고 시속 100㎞ 이상 속력을 내자 ‘괄괄괄’ 거리는 배기음이 자극적으로 들렸다. 시속 80㎞ 이상으로 달리다 좌회전을 했지만 차체는 흔들림이 없었다. 제체 회장은 “엔진 제작과 핸들링, 사운드 등에 F1의 기술 노하우가 녹아 있다”고 말했다. 제체 회장은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 AMG부문 대표, 다임러가 후원하는 포뮬러원(F1)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 등과 함께 시승회장에 나타났다. 그만큼 A45 AMG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이 각별하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AMG’는 고성능과 수작업 소량 생산, 최고 가격대를 의미한다. 벤츠 모델 가운데 ‘스마트’를 뺀 가장 소형인 A클래스에 AMG 버전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AMG는 배기량 5500~7300㏄에 고출력 엔진을 생산해 왔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친환경과 연비 절감이 자동차 업계의 화두가 되면서 AMG마저 소형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BMW M135i와 아우디 S3와 함께 고성능 소형차 시장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A45 AMG와 CLA45 AMG는 4기통 2000㏄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 출력은 360마력, 최대 토크는 450Nm으로 현재 양산되고 있는 4기통 2000㏄ 엔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보통 배기량(㏄)을 모델명으로 사용했던 것에 감안하면 ‘45’는 특이한 작명(作名)이다. 벤츠 관계자는“A45 AMG 엔진 발표 시점인 지난해가 AMG 설립 45주년이라는 점을 기념하고 4500㏄급 힘을 낸다는 중의적 의미”라고 말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4.6초, 연비는 L당 14.5㎞다. 평소에는 앞바퀴 구동을 하다 더 많은 힘이 필요할 때는 4륜 구동으로 변한다. 작지만 강한 차가 될 수 있는 이유다. 가격은 독일 출고가 기준으로 8000만원 안팎이다.

 A45 AMG의 경쟁 차종으로는 BMW M135i와 아우디 S3 등이 꼽힌다. 역시 수퍼카에 사용되는 첨단기술이 소형차에 접목된 것이 특징이다. M135i는 BMW 뉴 1시리즈의 고성능 모델. 3000㏄ 터보 엔진에 최고 출력 320마력, 최대 토크 46㎏·m의 힘을 낸다. 아우디는 소형 해치백 A3의 고성능 사양인 S3를 내놓았다. 가벼운 차체에 강력한 터보 엔진(225마력)을 얹어 주행 성능을 키운 것이 특징이다. 2011년엔 레이싱카 버전으로 튜닝한 RS3(340마력)을 선보였다. 세 모델 모두 국내에 판매되고 있지 않지만 벤츠가 내년쯤 A45를 국내에 출시하면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BMW는 1시리즈 쿠페의 후속 모델인 M235i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작지만 강한 차의 주소비층으로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젊은 층을 꼽고 있다. 벤츠의 전략 시장은 한국을 포함해 일본·남아공·중국 등이다. 올라 AMG부문 대표는 “3~4년 안에 A45 같은 소형 모델이 AMG 판매량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트드리부르크(독일)=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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