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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vs 국가대표 … 웃었다, 김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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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김다나(가운데)가 7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뒤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 KLPGA]
김다나

김다나(24·넵스)의 어린 시절 꿈은 스포츠 기자나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었다. 그가 골프채를 잡은 것은 14세 때인 2003년 뉴질랜드에서다. 현지에서 사업을 시작한 어머니를 따라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났다가 골프에 입문했다. 그는 2007~2008년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활동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안신애(23·우리투자증권)와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에서 활동 중인 대니 리(24·캘러웨이)가 뉴질랜드 국가대표 동기들이다.

 하지만 KLPGA 투어의 벽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프로로 활동한 지 3년7개월. 67차례 대회에 출전했지만 지난해 8월 넵스 마스터피스에서의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김다나는 7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의 웨이하이 포인트 골프장(파72·6091야드)에서 열린 2013 KLPGA 투어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단독 선두로 출발한 김다나는 이날 버디 3개, 보기 4개로 1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8언더파로 배희경(21·호반건설)과 이정민(21·KT), 김지희(19·넵스·이상 7언더파) 등 3명을 1타 차로 꺾었다. 우승상금 1억원.

 김다나의 상대는 모두 강했다. 특히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맞붙은 후배 배희경과 임성아(29·현대하이스코)는 모두 한국 국가대표를 지낸 에이스였다. 배희경은 2010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LIG클래식에서 우승했고, 임성아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였다. 김다나는 버거운 상대를 만났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김다나는 2, 3번 홀에서 연속 버디로 기선을 제압했다. 후반 들어 11, 12번 홀에서 연속 보기가 나오면서 잠시 흔들렸지만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그가 18번 홀의 파 퍼트를 남겨놓았을 때는 이미 2타 차로 앞서 있었다. 김다나는 “운동이 좋아 스포츠 기자가 되고 싶었지만 프로 선수는 내 꿈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리고 있다”고 기뻐했다. LPGA 투어에서 국내로 복귀한 임성아는 이날 6오버파로 부진하면서 합계 2언더파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신인왕 경쟁을 벌이는 전인지(19·하이트진로)와 김효주(18·롯데)는 각각 공동 10위(3언더파)와 공동 17위(1언더파)를 기록했다. 중국 선수로는 린시위(17)가 1언더파 공동 17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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