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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도 못 피하는 노인 낙상 막으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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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은 예방이 중요하다.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넘어지는 것은 전체 낙상의 8%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넘어질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넘어져 다친다.

대한노인재활의학회 나은우 회장은 “낙상 위험은 신체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위험 요소를 알고 대응하면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발은 굽 낮고 바닥 넓은 게 좋아

낙상예방운동은 하체 근육을 강화한다. [김수정 기자]

자신의 몸 상태가 어떤지 점검한다. 나이가 들면 눈이 침침해지고 유연성·순발력·근력이 감소한다. 30대와 비교해 고령층은 신체 능력이 30~50% 줄어든다. 위기상황에서 어찌할 새도 없이 넘어진다는 의미다.

신체 균형감각을 높이면 낙상을 예방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는 “낙상 예방운동을 15주 정도 꾸준히 하면 신체 반응속도가 빨라져 낙상 빈도가 47%가량 준다”고 말했다.

낙상 예방운동은 격렬하지 않으면서 근력을 높이고, 유연성·균형감각을 향상시키는 태극권·타이치·아쿠아로빅 같은 것이 좋다. 처음엔 가볍게 운동하다 점점 강도를 높인다.

아쿠아로빅은 균형감각?유연성을 높여 낙상 위험을 줄인다. [중앙포토]

신발은 굽이 낮고 바닥이 넓은 것을 신는다. 걸음이 불안정하다면 지팡이나 보행기 등 보조기구를 사용한다. 근육과 관절을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칼슘과 비타민D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질병 자체가 낙상 위험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뇌졸중·고혈압·당뇨병·시력저하·배뇨장애를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는 더 주의해야 한다. 몸이 굳으면서 떨리는 뇌졸중·파킨슨병은 걷기 힘든 신체운동 장애를 동반한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심장병·기립성 저혈압 환자도 마찬가지다. 눕거나 일어설 때 현기증을 느끼면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쓰러진다.

백내장·녹내장 등으로 시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제대로 보이지 않아 무심코 지나가다 발을 헛디뎌 넘어진다. 배뇨장애도 마찬가지다. 화장실을 급하게 달려가다 미끄러지기 쉽다. 고려대 안산병원 비뇨기과 배재현 교수는 “배뇨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낙상 위험이 2.7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이동할 때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움직인다.

문턱 없애고 화장실엔 안전 손잡이 설치를

실내 주거환경도 점검한다. 한국주거학회 이민아 이사(국립군산대 주거 및 실내계획학과)는 “살던 곳에서 노후를 보낸다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집도 신체 변화에 맞춰 리모델링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에 걸리기 쉬운 문턱은 가능한 한 제거하고 바닥은 미끄럼 방지 처리를 한다. 거실·침실·부엌·화장실 벽면에는 안전 손잡이를 연속적으로 설치한다. 소파나 좌변기 주변에는 앉고 일어설 때 잡을 수 있는 별도의 손잡이를 시공한다. 문은 크게 힘을 주지 않아도 스르륵 열리는 미닫이가 좋다. 평소 생활할 때는 밝게 조명을 켜 시야를 확보한다.

욕실은 물을 많이 사용해 미끄러지기 쉽다. 바닥에 크기가 큰 타일보다 미끄럼 방지에 효과적인 작은 타일을 붙인다. 벽면에는 샤워를 하면서 걸터앉을 수 있도록 접이식 의자를 설치한다. 욕조는 넘어져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어진 것을 설치한다. 욕조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아놓는다. 야간 유도등을 거실 바닥에 설치하는 것도 낙상예방에 효과적이다. 밤중에 불을 켜기 위해 더듬거리지 않고 편하게 화장실까지 이동할 수 있다. 침대는 너무 높지 않으면서 사용하기 편한 제품이 좋다. 침대 옆 바닥에는 충격을 줄이는 매트를 깔아둔다. 응급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비상 호출시스템을 설치한다. 부엌은 싱크대 아래 수납장을 없애 다리가 걸리지 않도록 한다.

글=권선미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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