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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으로 보는 관절질환 - 노인성 척추측만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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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척추측만증을 아십니까. 일명 노인성 척추측만증은 청소년기 척추측만증과는 양상이 다르다.

73세 박모 할머니는 허리가 너무 아파 걷기조차 힘들다. 최근엔 오른쪽 다리가 아파서 잠을 설쳤고, 몸이 약간 틀어진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왼쪽 엉덩이에 뼈가 튀어나오는 듯했고, 몸이 기울면서 허리뿐 아니라 골반부터 다리까지 저렸다. 박 할머니의 사례가 퇴행성 척추측만증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나이가 들면 인체의 모든 골격은 퇴행 변화를 겪는다. 척추측만증은 노화로 인해 10도 이상 척추가 휜 것을 말한다. 젊었을 때는 정상처럼 보이지만 미세한 허리 휨이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한쪽 구두굽이 닳듯 기우는 것이다.

척추측만증은 외관상 문제만이 아니라 요통과 함께 심하면 다리의 신경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변형이 심하면 폐기능 이상 등 주위 장기의 기능장애를 초래할 수 있어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60세 이상 노인 10명 중 4명이 척추측만증세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기의 척추측만증과 노년층이 겪는 퇴행성 척추측만증은 원인과 증상이 달라 제대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은 통증이 별로 없다. 하지만 퇴행성은 척추뼈 사이에 있는 척추 연골이나 척추 마디의 관절이 닳아 생긴 것이므로 요통이 찾아온다. 허리가 기울면서 척추 신경통로가 좁아지는 신경공협착증이 발생한다. 척추뼈 사이의 연골이 짜부라지면 신경통로가 좁아지고 이로 인해 협착증이 나타난다. 이렇게 되면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땅기고 종아리가 터질 것 같다. 발바닥까지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가만히 있거나 누워 있으면 증상이 사라진다. 신경이 심하게 눌리면 가만히 있을 때도 저리고 땅긴다. 이 때문에 디스크 탈출증으로 오인할 수 있다.

치료는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과 물리치료를 시행한다. 신경공협착증으로 통증이 나타난다면 신경성형술로 치료할 수 있다. 꼬리뼈를 통해 가느다란 관을 주입해 신경과 주변 조직의 유착을 풀어준다. 그리고 손상된 신경을 치료하는 약물을 투여한다. 시술 후엔 통증이 거의 사라지므로 곧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부분마취를 통해 시술이 이뤄지므로 고령 환자나 전신질환이 있는 환자도 부담 없이 시술 받을 수 있다.

비수술적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신경을 압박하는 조직만을 제거하는 신경미세감압술과 뼈 유합물질을 삽입해 한쪽으로 기울어진 척추를 바로 세우는 유합술을 시행한다. 이렇게 하면 신경통로가 넓어져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

척추측만증은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알려진 예방법은 없다. 따라서 조기 발견, 조기 치료가 정답이다.

김재훈 제일정형외과병원 진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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