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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매도 병행하는 '롱숏펀드' 꼽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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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하반기 펀드 시장도 ‘불확실성’과의 싸움이다. 미국의 긴축 우려는 중국 경기 부진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 채비를 하고 있다. 달러당 100엔대를 다시 돌파한 엔저 공습은 국내 기업의 실적을 깎아내릴 요소다. 이런 대내외 변수들로 출렁거릴 하반기엔 과연 어떤 펀드에 돈을 맡겨야 내 돈을 안전하게 불릴 수 있을까.

 본지는 주요 증권사 펀드 애널리스트 8명을 상대로 하반기 ‘부모님께 권하는 펀드’ 2개씩을 추천받았다. 추천 펀드 두 개 중 하나는 반드시 계열사 상품이 아닌 것으로 구성하도록 의뢰했다.

 이 결과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것은 롱숏펀드였다.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long), 내릴 것으로 생각되는 주식은 공매도로 미리 파는(short) 전략을 동시에 쓰는 펀드다. 사놓은 주식이 올라야 수익이 나는 주식형펀드와 달리 매수·매도를 병행하면서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일정한 수익을 내는 걸 목표로 한다.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가 많이 적용하는 기법이다.

 이번 설문에서 애널리스트 3명이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펀드’를 추천했다. 상반기 수익률 7.8%를 기록한 대표적인 롱숏펀드로 올 들어 5000억원 넘는 돈이 몰린 인기 펀드다. 삼성운용(알파클럽코리아롱숏) 등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잇따라 롱숏펀드를 내고 있다. 최근엔 행정공제회·교직원공제회 등 대형 연기금이 롱숏 전략을 쓰는 헤지펀드에 돈을 맡기기 시작했다. 하반기 장세가 그만큼 불확실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신영증권 오광영 연구원은 “롱숏펀드나 헤지펀드는 시장이 박스권일 때는 유리하지만 강세장에서는 일반 주식형펀드 수익률을 따라갈 수 없다”며 “산 주식이 떨어지고 판 주식은 오르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운용사의 실력을 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시장에서 또 다른 중요 포인트는 저성장·저금리 기조다. IBK투자증권 김순영 연구원은 “저성장·저금리 추세가 지속되면서 배당주 펀드에 대한 선호는 높아질 것”이라며 “고배당주는 변동성 장세에 강하고 장기투자하면 복리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 2명이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펀드’를 추천했다. 반면에 배당주 주가가 많이 올라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대투증권 황진수 연구원은 “우선주·가치주 등은 이미 너무 오른 상태라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이 본격화하면서 상반기 부진했던 대형주 펀드들이 다시 부각될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우리투자증권 장춘하 연구원은 “코스피 주가가 매력적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상반기 부진했던 대형주 펀드가 다시 뜰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주식형펀드 시장에선 상반기에 나타났던 ‘선진국 강세, 신흥국 약세’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프랭클린템플턴의 미국인컴펀드와 삼성운용의 ‘미국대표주식펀드’, 이스트스프링운용의 ‘글로벌리더스펀드’ 등 미국 펀드가 많이 추천됐다. 일본 펀드 추천도 있었다.

 펀드 전문가들은 매력이 떨어지는 투자대상으로 국내 채권형펀드를 대부분 꼽았다. 채권 금리가 낮은 데다 앞으로 채권값 하락(금리 상승)까지 예상돼 이래저래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홍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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