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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방중 패션 화제 … 중국서 한국 옷 장사 해볼 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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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최병오 회장

“노랑·분홍·보라 등 다양한 색을 잘 살린 박근혜 대통령의 패션이 중국 경제인 사이에서도 큰 화제였어요. 이제는 정말 중국 시장에서 한국 옷으로 제대로 장사 한 번 해볼 수 있겠습니다.”

 3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만난 최병오(61)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목소리에는 방중 당시의 흥분이 그대로 묻어났다. 대통령 방중경제사절단 활동을 마치고 전날 밤 귀국한 그는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오너가 직접 현지 경영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한 달에 열흘은 중국에서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후베이(湖北)의 부동산 업자에게 이미 집을 알아봐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형지는 크로커다일레이디·샤트렌 등 14개 브랜드로 지난해 매출 7300억원을 올린 중견기업이다. 하지만 중국에선 고전했다. 2006년 남성복 카텔로가 중국 업체에 라이선스를 주면서 첫발을 디뎠지만 2년 만에 철수했다. 2009년에는 여성복 샤트렌으로 직접 진출했지만 역시 2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업을 접었다. 안면(관시·關係)을 중시하는 중국 시장에 쉽게 파고들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문제였다. 중국 재진출을 모색하던 최 회장에게 이번 방중은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대통령을 수행하고 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중국 관료들이 명함을 건네고, 사람을 소개해주고, 우리 기업들이 얻은 기회는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도 처음에는 연매출 300억원대의 중소기업까지 사절단에 포함된 걸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민대연회장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중소기업 대표까지 초청해 참석 인사들을 소개해주는 것을 보고 동반성장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대표들이 현장에서 어우러진 것 자체가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달라진 중국 분위기는 바로 체감할 수 있었다. 최 회장은 “상하이패션협회에 갔더니 ‘박 대통령의 칭화대 중국어 연설에 깜짝 놀랐다’며 한국 패션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백화점 매장에서도 ‘한국에서 왔다’니까 제품 사진까지 찍게 해줄 정도로 우호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중장년 여성복 시장이 급성장하고 백화점·쇼핑몰 위주에서 벗어나 단독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중장년 여성복 시장 1위 브랜드로 거리 매장 중심인 형지에 기회가 왔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한국에서 그랬듯 지방 중소도시, 시 외곽에서부터 성장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께서 우리 브랜드 한 번 입어주시면 중국에서도 대박 터뜨릴 수 있는데…. 댁에서 평상복으로라도 입어주시면 참 좋겠어요.” 그가 껄껄 웃었다.

글=구희령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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