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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카페」의 한국강제평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ECAFE(「유엔」·아시아」 극동경제위원회) 제25차 총회가 한국 등 역내 30개 회원국과 「유엔」의 관계전문기관 대표 4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5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는 ECAFE사무국이 마련한 작년도 「아시아」 극동지역경제상황보고를 검토하고 역내의 경제개발계획, 무역진흥, 공업, 수송, 통신, 농업, 수자원 등 경제활동과 지역협조를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되고 있다. 이밖에도 이번 총회는 각 회원국의 개발계획기구와 ADB(「아시아」 개발은행)의 활동상황을 논의하리라고 한다.
이번 ECAFE의 연차총회는 「유엔」개발 10년(61∼70년)의 마지막 해를 맞이하여 그간의 성과를 검토하고, 제2차 개발10년(71∼80년)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뜻 있는 총회가 되기를 회원국은 누구나 바랄 것이다.
지난 60년대의 ECAFE 지역 경제동향은 월남전으로 인하여 여러 모로 충격을 받은 바 있었으나, 최근의 월남휴전회담의 추진, 그리고 세계경제의 퇴조 등을 고려할 때 이 지역 저개발도상국가들의 앞날은 여전히 밝다고는 할 수 없음을 솔직이 인정해야 할 것이다.
ECAFE 회원국은 그동안에도 그 지역적 사업으로서 「메콩」강 유역개발사업·「아시아」고속도로건설·천연자원개발 등을 추진해 왔으나 이러한 사업 자체가 그간 월남전의 영향으로 반드시 만족할 만한 상태에 있지 않았던 것도 또한 감출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점적으로 추진됐어야할 역내 무역확대는 지지부진상태에 있으며 앞으로의 지역적 경제협력의 추진이 더욱 요망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하겠다.
이번 ECAFE 보고서는 한국경제에 언급하는 가운데 한국경제가 역내 저개발국 중 가장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었다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이러한 급격한 성장에 따른 몇 가지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었음을 또한 말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지적한 ①농업발전의 침체 ②수출입 「갭」의 확대 ③국내가격 구조의 비정상 등은 우리의 깊은 반성을 요구하는 것들이라 할 것이다.
농업부문성장의 저조가 결국 다른 부문의 성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우리의 경우 지난 2년간의 흉작은, 2차 산업이 달성한 25% 전후의 높은 성장율로써 간신히 고도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하겠다. 그러나 농업부문의 부진이 한국경제전체의 높은 성장에 대해 애로부문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짙을 뿐만 아니라 최근의 외곡수입 증대는 그렇지 않아도 늘어나는 수입초과를 더욱 확대시키는 작용을 하고있어 국제수지 적자에 박차를 가하고있는 실정이라 하겠다.
게다가 개발사업의 추진에 따른 개발 「인플레」는 국내가격과 국제가격의 격차를 더욱 현저케 만들고 이에 따라 가격면에서의 대외경쟁력의 약화를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도 타당한 일이라 하겠다.
이곳은 최근 한국경제에 대하여 여러 국제기관이 내리고있는 평가가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고 하겠다. 특히 이 보고서가 제2차 부문에 편의된 투자배분, 그리고 대외채무의 누적 등을 지적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것이 한국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되며 앞으로 경제계획에 이러한 점이 반영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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