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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다산에 관한 책, 무엇부터 읽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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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박지원과 정약용에 대한 연구는 엄청난 분량을 자랑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직접 쓴 글을 읽는 일이다. 두 사람의 문집이 비교적 잘 남아있는 편이며 대부분 번역돼 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독자들이 쉽게 그들의 삶과 생각에 접근할 수 있는 책은 많지 않다.

 박지원의 아들 박종채는 아버지 박지원의 일상생활을 꼼꼼히 기록하여 엮은 『과정록』(過庭錄)을 남겼다. 이 책 속에서 박지원은 살아있는 한 인간의 면모를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나의 아버지 박지원』(박희병 옮김, 돌베개, 2008)으로 번역됐다.

 정약용이 스스로 자신의 생애를 정리한 연보가 있기는 하지만, 먼저 읽어볼 만한 책으로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박석무 편역, 창비, 2009)가 있다. 두 아들을 비롯하여 서학 사건에 연루되어 신지도·흑산도 등지에서 귀양살이를 하고 있던 둘째 형 정약전, 제자들에게 보낸 정약용의 편지를 모아 번역한 것인데, 살아있는 정약용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자료다.

 다산은 강진에서 유배를 하는 동안 많은 자료를 모으고 글을 썼다. 그때의 삶을 다룬 책이 바로 정민 교수의 『삶을 바꾼 만남』(문학동네, 2011)이다. 제자 황상과의 만남, 사제 관계를 맺고 함께 공부하는 과정, 그리고 대를 이은 교류는 큰 감동을 준다.

김풍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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