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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한센병 … 차별과 낙인은 그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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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손명세

“에이즈나 한센병 환자 등 약자에 대한 차별과 낙인, 이제는 그만둘 때가 됐습니다.”

 19일 연세대에서 열린 제20회 유네스코 국제생명윤리위원회(IBC) 회의 조직위원장을 맡은 손명세(59) 연세대 보건대학원장의 말이다. 유엔 산하의 유일한 생명윤리 논의기구인 국제생명윤리위원회 회의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국가에선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3일 동안 이어지는 이번 회의에선 ‘차별금지 및 낙인금지 원칙’ 결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손 교수는 회의 둘째 날에 ‘ELSI(윤리·법·사회) 연구에서의 유전체 맞춤의료’를 주제로 직접 발표도 한다.

 손 교수는 국내 의료계에서 ‘웰다잉’ 운동을 오래전부터 펼쳐온 생명윤리 분야의 전문가다. 지난달 28일 창립총회를 연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의 초대 회장으로 뽑혔다. 그는 “과학이 발전하면서 생체정보가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며 “그에 걸맞은 생명윤리 기준의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B형 간염 보균자를 채용조차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며 “이번 회의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특정 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없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엔 산하 유일한 생명윤리 논의 기구인 국제생명윤리위원회는 1993년부터 시작됐다.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임명하는 전 세계 전문가 36명을 위원으로 구성된다. 매년 정기 총회를 개최한다. 손 교수는 지난해 4월부터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세영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1996~98년), 박은정 서울대 법학과 교수(2000~03년), 맹광호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2006~09년)에 이은 네 번째 한국인 위원이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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