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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제품 70% 온라인 판매 … 매니어·블로거들 영향력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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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과 LG의 안방무대에서 소비자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세컨드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사카이 겐지(58·사진) 소니코리아 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번 인터뷰는 그가 한국에 부임한 지 10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사카이 대표는 1982년 소니에 입사해 필리핀과 대만 법인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해 8월 소니코리아 대표로 부임했다. 그는 “영화 ‘스파이더맨’을 만들고 이루마 같은 피아니스트를 보유한 것이 전자회사 소니의 차별점”이라며 “소니뮤직·소니픽처스와 같은 계열사를 통해 콘텐트와 하드웨어를 아우를 수 있는 신제품을 계속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취임 후 공식 인터뷰가 없었다.

 “전임자인 이토키 기미히로 사장이 개인 사정으로 갑작스레 자리를 옮기면서 한국에 오게 됐다. 전혀 예상 못한 인사였다. 삼성·LG의 고향인 한국에 온다는 것이 부담돼 준비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아내는 ‘한국 여행을 갈 수 있게 됐다’며 오히려 좋아했다.”

 - 고전을 면치 못하던 소니가 글로벌 시장에서 최근 5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개인적으로 기쁜 일이지만 냉정히 봐야 한다. 이번 흑자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선전과 미국 및 도쿄 현지 법인의 자산매각으로 이뤄진 것이다. 전자 사업부가 흑자 전환해야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일본 기업 전체로 봤을 때 상대적으로 큰 내수시장에 의존해 ‘갈라파고스섬’처럼 진화할 뿐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은 내부 윤리가 강하고 직원들의 충성도가 높다는 강점이 있다. 잘 이용하면 전화위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소니 역시 광학기술과 소리 등 원천기술을 이용한 제품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점차 나아질 것이다.”

 -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나.

 “전반적으로 정보기술(IT)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다. 전자 제품의 경우 소니 제품의 70% 이상이 온라인을 통해 판매된다. 이 과정에서 고성능·고사양 기기에 관심이 많은 매니어 혹은 블로거들의 영향력이 막대하다.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이어폰 신제품을 설명하는 행사를 한 적이 있는데 두세 시간 전부터 행사장 앞에 줄 서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블로거들이 해당 제품 엔지니어에게 거친 질문을 쏟아내기도 하더라.”

 - 소니코리아의 당면 과제는.

 “소니코리아는 전자·방송장비·이미지센서 및 반도체 사업부문 등이 있다. ‘소니의 진정한 부활’을 위해 일단 TV·PC·스마트폰 등 전자부문을 되살리는 것이 시급하다. 방송장비 분야에서는 앞으로 도래할 4K(UHD·초고화질)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게 중요하다.”

 - 한국 생활 1년이 다돼 간다.

 “한국어 개인 교습을 받고 있다. ‘기숙사’ ‘철도’ 등 일본어랑 발음이 비슷한 게 많아 재미있게 배우는 중이다. 특히 ‘너는 위아래도 없어?’라는 말은 일본어에는 없는 표현이라 재미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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