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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1만 배럴 원유 발견 쾌거 … 셰일가스 개발에도 가속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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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이라크 북부 쿠르드 유전 지역. 한국석유공사 임직원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탐사 개시 6년 만에 하울러(Hawler) 광구에서 원유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참여한 이라크 쿠르드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오랫동안 석유개발 기업으로서 경쟁력과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해왔다. 이번 하울러 탐사광구 원유 발견이 그 결실이다. 서문규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메트릭스 조직을 통한 기술분야별 조직적 지원과 기술역량 집중으로 이루어 낸 쾌거”라고 자평했다.

세종=김동호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이라크 쿠르드의 수도 아르빌 인근에 위치한 하울러 광구에서 1차 탐사정(Demir Dagh-2) 시추결과 원유 발견에 성공, 원유산출시험(DST)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한국석유공사]

하울러 탐사광구에서는 일일 1만배럴 규모의 원유산출시험에 성공하고 있다. 이번 하울러 광구의 원유 발견은 탐사 시작 6년 만에 거둔 성과다.

 그럼에도 결실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한국석유공사가 축척한 기술력과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1차 탐사정 시추에서 일일 1만 배럴 이상의 원유산출은 단일광구 기준 국내기업이 거둔 성과 중 최고 성과로 평가된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번 시추결과를 발판으로 쿠르드 사업뿐 아니라, 카자흐스탄과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대규모 신규유전(Impact Oil)’을 발견하는데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또 하울러 산출시험 성공을 계기로 이라크 쿠르드 유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하울러 광구에서 올해 중 2기의 시추기로 3∼4공의 시추를 추가로 진행하고, 같은 쿠르드 지역의 바지안(Bazian)·상가우사우스(Sangaw South) 광구에 대한 탐사사업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전통적인 석유개발 업무를 넘어 비전통적인 셰일가스 개발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미 미국의 대표적인 독립계 석유회사인 아나다코(Anadarko)사를 통해 미국 텍사스 이글포드 셰일층 현장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사는 지분 참여를 통해 미국 독립계 석유사인 아나다코사와 미국 텍사스주 메버릭 분지의 이글포드 셰일오일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구성했다.

 이는 공사로서는 최초의 비전통 생산유전 지분인수로, 유망 비전통자원 부존지역 조기 선점과 관련 기술개발 역량 확충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셰일오일 분야의 선진기술을 보유한 아나다코사와의 자원개발사업 협력을 통해 북미지역 비전통 석유개발사업의 교두보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매장량이 7억1700만 배럴에 달해 하루 15만4000배럴 규모의 셰일가스가 생산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머타임제 적용 등 파격적인 절전 대책

한국석유공사는 올 여름을 전력난 극복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단순히 전등과 스위치를 끄는 공공기관의 전시성·일과성 방식이 아니다. 구조적인 에너지 절약대책으로 전력 사용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근무시간이 탄력적으로 바뀌는 것은 물론이고, 사무실에서 반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전력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석유공사 임직원들은 생활 속 실천을 통해 전력난 극복 노력에 앞장서기로 했다. 대책은 이미 한달 전부터 준비돼 왔다. 서문규 사장은 이달 초 “7~8월 중 전력사용 피크시간대 전력사용량 20% 이상 감축을 골자로 하는 에너지절약 특별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마련된 전력 대책은 본사는 물론 10개 비축지사·사무소에서 예외없이 강도 높게 적용되며 전력사용 피크 시간인 오후 2시~5시를 집중 공략하는 데 맞춰졌다. 이 시간대에는 사무실에서도 더위와의 전쟁이 치열할 때다. 예전 같으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에어컨을 켜서 냉방을 했을 시간이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의 대처법은 다르다. 원천적으로 전력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이 가운데 ‘석유공사 만의 서머타임(Summer Time)’제는 모든 임직원들이 공감하는 파격적 절전 대책이다. 7~8월 중 전력사용량이 최고조로 예상되는 특정 시기에는 근무시간을 오전 7시~오후 4시로 조정하는 게 골자다. 공식 업무시간을 2시간가량 앞당기면 그만큼 전기 에너지를 쓸 시간도 줄어든다는 판단에 따랐다.

 더 파격적인 것은 고객 방문이 드물거나 장시간 PC 작업이 소요되는 일부 부서에 대해서는 사무실에서 반바지와 슬리퍼 착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넥타이를 푸는 것은 기본이다. 이 같은 특별 대책을 통해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 중 전력사용량 3450MWh의 15%인 518MWh를 절감할 계획이다. 이는 주택 밀집지역의 950가구가 1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다.

반바지·샌들 허용 등 복장 자율화 실시

한국석유공사는 전국 주요 현장에서도 자체 실정에 맞는 전력 절감 대책을 준비 중이다. 우선 한국석유공사 전력 수요의 68.9%를 차지하고 있는 비축지사의 전력 사용을 약 336MWh(약615가구가 1개월 사용가능) 절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비축지사에서는 입출하 설비의 피크시간대 가동 최소화, 지하저장공동의 삼출수 펌프 심야시간 가동, 핵심적인 비축시설의 방호에 필요한 가로등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소등 실시 등 전력사용 절감을 위한 다각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또 정부 전력수급 경보가 ‘준비 및 관심’ 단계로 발령나면 각 지사별 비상발전기를 가동해 전원을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동해-1가스전에서는 공장설비 점검(Shutdown) 시기를 피크기간 전(6월)으로 조정해 전년도 동기 대비 피크전력 70% 이상을 절감하기로 했다.

부 또는 팀 단위로 한꺼번 휴가를 떠나는 집중 휴가제는 오히려 직원들에게 새로움과 흥미로움을 일으킨다. 집중휴가 기간에는 에너지절감을 위해 에어컨 등 사무실의 냉방장비 가동이 중단된다. 다만 집중휴가기간에도 출근하는 직원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반바지와 샌들 착용을 허용하는 등 복장 자율화가 실시된다.

◆셰일가스=퇴적암의 일종인 셰일층에 존재하는 천연 가스. 기존 천연가스보다 지면 깊숙이 위치한 셰일층에 소량씩 넓게 잔류해 있다. 1999년 시추관으로 물·모래·화학약품 혼합액을 고압 분사해 가스를 빼내는 ‘수압파쇄법’이 발명된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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