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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학교 순위 뜯어보기] 뉴욕도 한인 밀집 지역이 학군 좋은 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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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각 주 단위로 공립 초·중·고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한다. 뉴욕·뉴저지 주는 3~8학년(현지 학년 기준)을 대상으로 영어·수학 과목에 대한 표준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다만 뉴욕은 NYSTP(New York State Testing Program), 뉴저지는 NJASK(New Jersey Assessment of Skills and Knowledge)로 시험 종류는 다르다. 또 4?8학년 때는 영어·수학 이외에 과학도 시험을 본다. 미 동부 지역 공립 초등학교의 학력지수를 소개한다.

미국 각 주의 학업성취도 성적은 좋은 학군과 학교를 찾는 기준이다. 또 정책 입안자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강력한 교육 개혁을 추진하기도 한다. 가령 학업성취도 향상도가 낮은 학교는 교장은 물론 교사진 전체를 교체하거나 정부 지원금을 삭감한다. 성취도가 몇 년 동안 계속 부진한 학교는 폐교 조치를 내리기도 한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지난해 졸업률과 낙제 현황, 출석률, 대학 진학률 등 학교 학업성적이 부진한 뉴욕 내 23개 고교에 대해 폐교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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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시는 학업성취도 결과에 따라 다음 학년으로의 진급 여부가 결정된다. NYSTP 시험 결과가 기준이다. 이 시험 결과는 최저인 1등급부터 최상인 4등급까지 나누어진다. 2등급 이상을 받아야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수 있다. 1등급 학생은 시험을 다시 봐야한다. 그래도 1등급을 받으면 유급이다.

조사 결과 미 서부 LA지역 공립초등학교와 마찬가지로 한인 밀집 지역의 공립초등학교의 학업성취도가 대체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江南通新 5월 29일자 12면>

 뉴욕주 내 학업성취도가 높은 곳은 한인 밀집 지역인 퀸스(Queens) 지역의 25·26 교육구와 롱아일랜드의 그레이트넥(greatnect), 사요셋(Syosset) 교육구였다. 특히 26·그레이트넥·사요셋 교육구는 뉴욕 내 최고 학군이라는 게 입증됐다. 뉴욕주 전체의 영어·수학 3·4 등급 비율은 각각 평균 58%, 66%였는데, 이들 세 교육구는 이보다 25%포인트 위까지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공동회장은 “이들 지역은 아시안·백인계 비율이 높은 곳”이라며 “자녀 학교를 정할 때 아시안·백인계 학생 비율이 높은 곳을 우선 찾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25·26·그레이트넥·사요셋 교육구 내에서도 아시안·백인계 비율에 따라 학업성취도가 크게 차이 났다. 네 교육구 중 영어·수학 3·4등급 비율이 각각 68%, 82%로 상대적으로 낮은 25 교육구는 아시안·백인계 학생 비율이 60%인 반면, 3·4등급 비율이 가장 높은 사요셋 교육구(영어·수학 3·4등급 비율=84·91%)는 아시안·백인계 학생의 비율이 95%로 높았다.

 뉴욕주 전체 평균을 봐도 아시안·백인계의 학업성취도가 높았다. 예컨대 뉴욕주 3학년의 영어 3·4등급 비율은 인종별로 보면 아시안계 70%, 백인계 66%를 기록한 반면 히스패닉계(중남미계 미국 이주민)는 41%, 흑인계는 39%였다. 조엘 클라인 뉴욕시 전 교육감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안의 높은 학업성취도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뉴저지주 학업 성취도 결과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뉴저지는 뉴욕과 달리 학업성취도 결과를 각 과목별 시험 점수와 함께 세 단계로 구분한 등급으로 발표한다. 영어·수학 각 과목에서 300점 만점에 199점 이하는 미흡(Partially Proficient), 200~244점은 우수(Proficient), 250~300점은 최우수(Advanced Proficient) 등급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뉴저지 최대 한인 밀집 지역은 버겐(Bergen) 카운티로, 미 연방센서스국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버겐 카운티의 총 인구 90만5116명 중 한인이 6.3%인 5만7000여 명 살고 있다. 한인 밀집 지역 중 학업성취도가 높은 또 다른 곳은 테너플라이·포트리·레오니아·리지필드·팰리세이즈파크 다섯 곳이다. 이 중 테너플라이에 속한 맬컴 S 매케이(MALCOLM S MACKAY) 초등학교의 성적이 가장 높았는데(영어 224.8점, 수학266.2점), 이 학교의 아시안·백인계 학생 비율은 91.5%에 달했다.

 뉴저지 버겐 카운티의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뉴욕에서 버겐 카운티로 이주하는 한인도 최근 크게 늘었다. 버겐 카운티의 2010~2011년 한인 인구수 증가율은 6.9%로, 미국 내 한인 거주비율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는 곳으로 조사됐다.

 박은림 팰리세이즈파크 한인학부모회장은 “자녀교육 문제 때문에 버겐 카운티에 집을 정하고 뉴욕 맨해튼 시내로 출퇴근 하는 한인이 크게 늘었다”며 “뉴저지와 뉴욕은 주는 다르지만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여 있다”고 말했다.

 

아시안·백인계 학생의 우수한 학업성취도는 높은 교육열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특히 뉴욕은 미국 내에서도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유대인이 모여 사는 곳이다. 미국 내 유대인 인구 700여만 명 중 200여만 명이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 교육열 높은 한인과 유대인이 뉴욕·뉴저지주에 집중적으로 거주하면서 이 지역 사교육 바람도 거센 편이다. 아시안·백인계 부모의 높은 교육열은 현지 언론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이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뉴욕 시내에 4~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개인 과외 또는 학원이 크게 성행하고 있다”며 “학부모들은 시간당 100달러 안팎의 비싼 비용도 기꺼이 지불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뉴욕 퀸스에 10년째 거주중인 이미영(55)씨는 “유대인 부모는 개인 과외를 선호하는 편이고 한인 부모는 한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원을 많이 보내는 편”이라고 말했다.

글 싣는 순서
(6월 5일) 강남·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연령별 분포
(6월 12일) 공부 잘 하는 미국 동부 공립 초등학교
(6월 19일) 초·중학교 학생 전·출입 추이 살펴보니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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