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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500만명 목표' 통계 신뢰성 의문 … 숙박·연계 관광 자원도 한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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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가 시 승격 50주년을 맞아 2013년을 ‘천안 방문의 해’로 정하고 관광객 5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잡았다. 시는 이를 위해 관광분야 홍보와 인프라 확충을 위한 세부추진 계획을 마련,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은 공식적인 방문의 해가 아닌 데다 신뢰성이 떨어지는 방문객 집계는 물론 시청 홈페이지 체험코너는 관리가 부실해 외지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관람객 유치를 위해 축제와 스포츠 등 일회성 행사에만 홍보를 집중하다 보니 정작 숙박이나 연계 관광자원에서는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다.

1분기 방문객 목표치 10% 그쳐

천안시가 시 승격 50주년을 맞아 추진하고 있는 관광객 500만명 유치에 적신호가 켜졌다.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해 총 방문객 수는 656만6346명이다.

올해 유치 목표가 지난해 방문자 수 보다 낮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1명이 2~3곳 이상을 방문하는 중복 방문자를 감안하면(관광지 입장객 허용기준 적용) 시가 파악한 실제 방문객은 343만1015명이다. 지난해 누적 관광객의 절반(52.25%) 정도다.

올해 1분기(3월 현재) 천안을 방문한 누적 관광객 수는 96만 5825명(외국인 1만 2967명 포함)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4만 7735명) 보다 1.87%(1만 8090명)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누적 관광객 기준의 14.7%에 불과한 수치다. 여기에 중복 집계를 통한 실제 방문객 수를 예측한 결과 1분기 방문객은 50만4643명으로 500만명 목표치의 10분의 1 수준이다.

 유료를 포함한 천안지역 관광지 22개소 가운데 방문객들이 지난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광덕산으로 144만9728명이 다녀 갔고 이어 독립기념관 47만6873명, 삼거리공원 33만8790명, 태학산 자연휴양림 30만1032명 등으로 나타났다. 유료 관광지로는 테딘패밀리워터파크(18만7383명)에 이어 태조산 관광지(11만6230명)가 뒤를 이었다.

통계 신뢰 없고 구체적 실행 방안 미흡

천안시가 파악한 실제 관광객 수는 추정치다. 공신력 있는 정확한 통계방법이 없는 데다 그렇다고 예산을 들여 관람객 수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관광지마다 시가 나름의 근거로 추정하는 방법으로 집계를 낼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예를 들어 1명이 광덕산을 찾을 경우 방문객을 1명으로 인정하지만 관광지가 인근에 몰려 있는 목천이나 병천의 경우 1명이 독립기념관과 유관순 열사 사적지와 생가지를 모두 다니면 통계에서는 3명으로 집계되는 오류가 생긴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관광지 거리와 관광 소요 시간을 감안해 실제 방문객 수를 파악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통계에 대한 신뢰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정부가 인정한 방문의 해도 아니어서 천안 방문의 해 자체를 전국적으로 홍보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실제 시는 천안 방문의 해를 알리면서도 정작 홈페이지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은 찾아 볼 수 없다. 천안 방문의 해를 전담하는 부서가 없어 부서별로 관광객 유치 계획을 추진하다 보니 부서 간 소통이나 통합관리도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천안을 찾은 관광객을 머무르게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방안도 없어 구호성 행사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천안 방문의 해를 맞아 외지인들에게 독특함을 전해 줄 수 있는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아이디어 보다는 때만 되면 열리는 호두·포도체험 행사와 국제웰빙식품엑스포와 흥타령 춤 축제를 통해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단편적인 계획에 치중하고 있다.

체험위주 관광 자원 개발·관리 부실

경기도 평택시에 사는 김윤기(38)씨는 최근 가족과 천안에서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체험장소를 알아보다가 결국 포기했다. 체험장에 대한 특별한 정보가 없어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체험관광지를 알아봤지만 체험장이 7곳에 불과한 데다 대부분 체험시기가 맞지 않거나 통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홈페이지 체험관광 코너에 게재된 체험코스 7곳 가운데 버섯, 밤, 호두 따기 체험은 연중 진행되는 체험장이 아닌 데다 일부 체험장은 전화 연결도 되지않았고 심지어 없는 번호도 있었다. 그나마 계절별로 각종 체험장을 운영한다는 북면 체험장의 경우 이미 골프장 건설로 부지를 매각한 것으로 드러나 천안 방문의 해라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수 천안시의회 의원은 “천안시가 시 승격 50주년 맞아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이벤트성이 짙은 대형 행사를 통한 관광객 유치는 천안을 보기 위함이 아닌 단지 행사를 보러 온 것 뿐”이라며 “대형 이벤트가 아니라 방문객들이 천안 고유의 자산과 천안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을 통해 일정 기간 천안에 머무르며 좋은 인상을 갖고 재방문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안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1분기까지는 관광객들이 천안에 올만한 요인들이 없는 시기로 하반기부터는 대형 행사가 예정돼 있고 이를 통해 지역 명소와 연계한 관광코스를 만들어 관광객 유치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강태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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