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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20개 팀 참가, 10월까지 열전 '왕중왕' 가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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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풀뿌리 유·청소년 축구대회 I-리그 개막전 경기 모습. [조영회 기자]

국민생활체육 전국축구연합회 유소년축구 연맹이 주관하고 아산시와 아산시축구협회가 주최하는 ‘제 1회 풀뿌리 유·청소년 축구대회 I-리그’가 지난달 25일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 일원에서 개막됐다. 관내 초·중·고 20개 팀(순수 아마추어)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10월까지 매달 1회, 클럽 당 2경씩을 치르고 각 조 1위 팀이 ‘유소년 축구 왕중왕전’에서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또한 최종 우승팀은 전국대회 I-리그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개막전이 열린 이순신종합운동장을 찾아 아이들의 꿈과 열정을 취재했다.

이날 오전 10시.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 메인스타디움에서는 I리그 초등부 경기가 열렸다. 경기장의 총 면적을 3분의 1로 나누고 다시 그 공간에 총 4~6개의 미니축구 코트를 만들어 동시 경기가 진행됐다. 초등부 1·2학년은 전·후반 없이 15분(8인제), 3·4학년은 전·후반 각각 15분(8인제), 5·6학년은 전·후반 각각 20분(7인제)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정식 축구 선수로 구성된 엘리트 축구팀과는 달리 순수 아마추어 팀이기 때문에 학년별로 나눠 시합을 진행한 것. 실력은 어설펐지만 열정과 투지만은 넘치는 플레이가 계속됐다.

“주장 스루패스 찔러줘.” “욕심 부리지 말고 패스하고 과감히 슛을 날려.” “골인~ 움직임 아주 좋았어.” 이날 2연승을 거둔 남성초등학교 스포츠클럽팀(5·6학년)은 팀원들간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쳐 단연 화제가 됐다. 특히 남성초 공격형 미드필더 이경수(12)군은 총 3골을 몰아치며 이날 학년별 최우수 선수에 뽑히는 영광도 누렸다.

이군은 “정식으로 축구를 배워본 적은 없지만 프로선수의 꿈을 갖고 있었다”며 “방과후 동아리 팀원으로 활동하며 늘 이런 큰 대회를 통해 다른 학교 친구들과 겨뤄보며 내 실력을 가늠해보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성초등학교 스포츠클럽 지도교사는 “아이들에게 이런 기회를 발판 삼아 꿈을 키워주고 자신감을 높여줬다는 점에서 대단히 만족한다”며 “앞으로도 엘리트 체육 육성만이 아닌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 ‘환호’ … 이변도 속출

남성초 이외에 천도초, 신정초 등도 관중들에게 큰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선수로 참가한 자녀들을 응원하기 위해 온 학부모들은 경기장 바로 옆에서 목이 터져라 ‘파이팅’을 외치며 열렬히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초등부(3·4학년)에 팀을 꾸려 참가한 ‘에스원태권도스쿨’은 이변의 주인공이었다. 관원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참가를 결정했다는 임태희(43) 관장. 이날만큼은 태권도 관장이 아닌 열정적인 축구 감독으로 변신했다. “용연아 그냥 자신감 있게 공을 차야지. 2선에 빠져 있지 말고 치고 올라가서 적극적으로 하란 말이야.” “얘들아 주눅들지 말고 너희들 플레이를 펼쳐봐 지면 좀 어떠니.” 김 관장의 말에 아이들은 투지를 불태웠다. 사실 에스원태권도팀은 이날 팀원들끼리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풋내기(?) 팀이었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 신정풀뿌리 축구팀을 맞아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3:2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천도초 스포츠클럽팀을 만나 아쉽게 1:3으로 패했지만 이들의 플레이는 칭찬받기 충분했다. 팀원 이승민(10)군은 “관장님께서 시키는 대로 했는데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좋다”며 “우리 태권도장에서는 태권도 이외에도 레크레이션, 농구 등 재미있고 색다른 수업을 많이 해서 관원들이 모두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 관장은 “아이들에게 애정을 갖고 색다른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며 결과가 어떻든 간에 실망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홍진영(36·여)씨는 “평소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이 이번 대회에 ‘선수’로 참가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는데 직접 와서 경기를 뛰는 모습을 보니 대견스럽다”며 “이번 대회가 가족들에게도 큰 의미를 부여해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풀뿌리 축구 리그로 숨은 인재도 발견

이번 풀뿌리 유·청소년 축구 I-리그는 전국 18개 도시에서 동시 운영되는 순수 아마추어 리그다.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돼 있는 선수와 클럽은 참가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민생활체육 전국축구연합회 유소년축구 연맹이 이번에 처음 시행하는 사업으로 경기는 매달 1번씩 펼쳐진다. 충남에서는 유일하게 아산시만 선정돼 국비와 시비를 일부 지원받는다. 아마추어 선수들의 저변확대를 위해 마련된 이번 리그는 10월 지역 왕중왕전을 거쳐 올 11월부터 전국 왕중왕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풀뿌리 리그를 통해 숨은 인재를 발견한다는 목적도 있다.

박길남 아산시축구협회 전무는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이번 대회는 단순히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함을 넘어서 흙 속의 진주를 발견하겠다는 취지도 있다”며 “엘리트 체육의 발전은 아마추어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8월에는 여름캠프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잘하는 아이들을 선발해 올스타전도 추진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초·중·고 주말 리그제가 엘리트 선수와 클럽에 편중돼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리그전은 축구를 즐기는 아이들이 생활체육차원의 축구를 통해 스포츠의 즐거움과 함께 스포츠 감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조영민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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