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타게 기다리던 비가 하룻밤 쏟아지자 서울은 물난리를 겪었다. 중앙관상대는 3일하오 『소나기가 내리겠다』는 가벼운 예보만했을뿐 이렇다할 경고를 못내렸는가하면 곳곳에서 날림공사축대가 인명을 앗아갔고 배수를 외면한 도시건설로 대부분의 지하도와 길바닥이 물바다가 되었다.
<전화2천회선불통>
집중호우로 4일상오3시부터 서울서소문동, 필동, 을지로3·4가등 중심가와 성북전화국관내 일대가 선로침수로 2천여회선의 전화가끊겼다.
서울 체신청우기대책본부보고에의하면 성북전화국관내일대는 2천회선 선로확장공사장인 길이40미터·깊이4미터·너비4미터의 보문동 웅덩이가 집중호우로 무너져 물이 괸때문에 「케이블」선이 모두침수됐고 삼청동은 낡은 전화선로를 새로운것으로 바꿔끼는 작업중에침수됐다는것인데 이지역에 대한 완전복구는 5일상오까지로 보고있다.
서울체신청 우기대책본부는서울시내 각전화국직원5백여명을 비상동원, 복구작업에 나섰는데 이날상오9시30분현재 부분적으로복구된지역은 치안국·서소문동·안국동등9개처다.전화2천회선불통>
<「택시」떠내려가기도>
3일밤11시쯤 상계동109근처개천에서 서울영9869호 갈색 「코로나」(한독운수소속)가떠내려오는것을 주민들이발견, 밧줄로묶어중앙일보사상계보급소앞에 운반해 놓았는데 4일상오현재 운전사가나타나지 않고있다.
<재민은 난민촌에>
서울시는 4일 이번 호우로 사망한자에대해 1인당1만원의 조위금을 지급키로 결정하고 부상자는시립병원에 무료입원시키기로했다.
이재민중 갈곳이 없는자에대해서는 난민촌에 가구당땅10평과 1만원의 정착비를 주고 40일간의 구호미를 배급키로했다.재민은>
<서울 방치된 「a급위험」 66개소나>
서울시는 금년도 하수사업비로 9억4천만원을 책정했으나 대부분이 청계천·욱천등 도심지하천의 복개공사에 쓰여지고 뒷골목에는 혜택을 주지못해 작은비에도 물난리가 나는 원인이 되고있다. 4일 서울시에서 밝혀진바로는 금년도 서울시하수사업비 9억4천만원중 청계천복개에 3억4천만원, 욱천복개에 8천만원등 도심지하천복개공사에 대부분이 배정되고 뒷골목하수사업비로는 1억원도 안되게 배정되었다. 서울시내에는 하수시설이 21「퍼센트」만이 보급되어있고 이중 3분의2가 긴급보수를 요하는것인데도 서울시는 지금까지 하수사업에는 적은 예산을 배정해왔었다.
서울시는 앞서 여름철 방재계획에따라 66개소를 A급위험건물및 축대로 진단했으나 아직까지 1백「퍼센트」 예방조처가 취해지지 않고있는것으로 알려졌다.서울>
<하수공사외면...뒷골목은물바다>
▲상오1시 서울성북구북선동9 하태규씨(32)집뒤축대(길이15미터, 높이5미터)가 무너져 하씨집등5가구가 파묻히고 하씨의장남 용래군(6)과 차남내래군(4)등4명이 깔려죽고 하씨의처 승순(26)씨등 6가구9명이 중상을입었다.
▲상오1시쯤 삼양동705냇가에 집을 짓고살던은행주점마담 장순덕씨(46)와 허숙씨(54·여) 그리고 이웃 구멍가게주인 이학룡씨(63)등 2명이 물살에 집과함께 떠내려가 이날10시현재 행방불명이다.
▲상오1시 정릉2동546 염종훈씨집축대가 무너져 축대밑장용진씨(44)집이 파묻혀 장씨의장남 재규군(9)과 차남 승규군(5)이 숨졌다.
▲상오1시쯤 수유동486장흥채석장합숙소에서잠자던 인부양인수씨(26)등4명이 합숙소옆에있던 축대가 무너져중상을입고 같이 잠자던 김종환씨(27)가실종, 이날상오10시현재 발굴작업중이다.
▲상오1시쯤 정릉동175 이덕상씨집에 세든 신죽순노파(62)가 집뒤 축대가 무너져 현장에서 숨졌다.
▲자정쯤 숭인파출소옆1백미터 지점에서 55세가량의 흑색작업복차림의 남자가폭우로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졌다.
▲상오1시쯤 영등포구신풍동503유지학씨(48)집축대가 무너져 유씨집에 세든 박경태씨(50)와 이근명여인(47)이 깔려죽고 강모순씨(45)가 중상을입었다.
▲상오2시쯤 사당동산14 김기현군(14·중동중1년)이 집이 무너져 죽었다.
▲상오1시쯤 종로구옥인동47번지 오영택 김유대 박영춘씨등 세집의 높이1.5미터의 축대가 무너졌다.
▲상오1시쯤 삼청동142의11 최종권씨집의 높이3미터 축대가 무너졌다.
▲상오1시20분쯤 성동구 흥인동185 청계천가 최고연씨(37)의 판잣집이 떠내려가고 이지역 1백여동의 가옥이 침수되었다. 1백개70가구4백여 이재민은성동공고에 수용중이다.
▲상오1시50분쯤 동대문구제기동137 가옥6동이 침수.
▲상오 1시쯤 용두동 251지역의 가옥5동이 유실되고 가옥35동이침수, 1백여명의 이재민은 인근 숭신국민교에 수용중.
▲상오1시쯤 성북구정릉에있는 길이38미터의양광목교와 쌍문동에있는길이50미터의세월교등3개교가물살에휩쓸려 유실되고 부근일대가 침수됐다.
▲3일밤11시30분쯤 성북구 중계동288 안순덕양(17)이 집앞개천을 건너다가 물에 빠져죽었다.
▲3일밤11시30분쯤 종로구청운동56의48 극동석유회사회장 장홍식씨(43)집응접실에서 건축을 켜놓고있다가 천둥, 번개가치는바람에 합선, 불이나 전축등가구일체가 불타 75만원가량의 손해를냈다.하수공사외면...뒷골목은물바다>
<「서울대교」서 22명부상>
4일상오 9시50분쯤여의도200번지와 영등포를잇는 서울대교 두번째간(P3∼P4) 교각공사중 상판부(폭24미터 길이20미터)가 무너져 그위에서 일하던 현대건설직원 강성식씨(30)등 22명이 중경상을 입고 영동포시립병원에 입원가료중이다. 사고원인은 약9백톤의상판부를 각목으로 받쳐놓고작업을하다가어젯밤 폭우로 지반이약해져 받침각목이 힘을못써 상판부가 내려앉은것이다.
부상자들은 모두 현대건설공원또는고용노동자들인데 상판부밑에서일하던사람이없어다행히 압사한사람은없다. 한편영등포경찰서는현대건설현장책임자인이정만씨와동현장사무소장신동수씨를업무상과실치사상혐의로입건했다.
◇부상자▲최석희(26)▲안정식(32)▲김하수(46)▲박용선(25)▲최서웅(31)▲주갑종(60)▲김학철(22)▲최웅열(29)▲박노식(17)▲송명수(22)▲박성은(27)▲한민권(23)▲이광열(21)▲박대병(34)▲김월순(35)▲이대옥(34)
사고가 나기 3시간전인 4일상오 8시쯤 시청기사이기보씨와 현대건설현장책임자 이정만씨가 사고현장을 살펴보고사고가 나지않으리라고단정, 아무런조치를취하지않은사실이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