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동화사·부인사·갓바위 부처 … "불교왕국 온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대구시 도학동 팔공산 동화사의 통일대불. 1992년 통일을 기원하며 세운 높이 33m의 거대한 석불이다. [사진 대구시]

구 동구에 위치한 팔공산은 시민의 쉼터다. 팔공산 순환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봄이면 싱그러운 청단풍과 화사한 벚꽃이, 가을이면 불타는 듯한 단풍터널이 만들어진다. 산 자락에 띄엄띄엄 보이는 마을은 목가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팔공산은 높이 1192m(비로봉)에 산세가 수려해 명산(名山)으로 꼽힌다.

 팔공산이 대구를 넘어 국내의 대표적인 불교 관광지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신라 천년고찰 동화사, 고려 초조대장경을 보관했던 부인사, 갓바위 부처 등 가볼 만한 곳이 많아서다. 일본·중국·미국 등 각국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동화사는 신라 소지왕 15년(493년)에 극달화상이 창건했다. 원래 명칭이 유가사였지만 300여 년 뒤 절을 중창할 때 겨울이었지만 오동나무에 꽃이 피었다고 해 동화사(桐華寺)로 바뀌었다고 한다.

사찰에 들어서면 거대한 불상이 나타난다. 1992년 완공된 통일대불이다. 높이가 33m인 거대한 석불이다. 몸체 안에는 미얀마 정부가 기증한 부처님 진신사리 2과가 모셔져 있다. 불상의 정식 명칭은 ‘팔공산 약사여래 통일대불’이다. 약사여래불은 중생의 질병을 구제하는 부처님이다. 겨레가 앓고 있는 분단의 병을 고치기 위해 대구지역 유지들이 힘을 합쳐 세웠다.

 통일대불 지하에는 ‘선체험관’이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초조대장경의 제작과정을 보여 주는 디오라마가 눈에 들어온다. 소금물에 삶은 판자에 글자를 새기고 이를 찍어 경전으로 만드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초조대장경은 거란의 침략을 불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1011년(고려 현종 2년) 개경의 현화사에서 조판이 시작돼 1087년(선종 4년) 완성됐다. 이후 동화사 옆 부인사에 보관되다 몽고군의 침입으로 1232년(고종 19년) 소실됐다.

선체험관 내 명상의 터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다. 바위 동굴처럼 만들어진 곳에서 앉아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면 잡념을 잊을 수 있다. 다도를 익히고 소원을 적은 종이를 걸 수 있는 코너도 있다.

동화사 내 선수련관도 최근 문을 열었다. 참선 등을 체험하려는 사람을 위해 최근 한옥 세 동을 지어 전용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약(053-982-0223)하면 체험이 가능하다.

혜문 스님은 “이곳은 불교시설이라기보다 우리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동화사 옆에 있는 부인사와 파계사도 절 모습이 아름다워 찾는 이가 많다.

 갓바위 부처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갓바위 부처는 팔공산의 남쪽 봉우리인 관봉 아래 위치한 석불 좌상이다. 정식 명칭은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제431호). 불상의 머리에 두께 15㎝, 지름 180㎝의 넓적한 돌이 얹혀 있는 독특한 형상이다. 갓을 쓴 것처럼 보여 갓바위 부처로 불린다.

이 부처는 신라 선덕여왕 때 원광법사의 제자인 의현대사가 어머니의 명복을 빌기 위해 만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성을 다해 빌면 한가지 소원은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관광객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입시철에는 자녀의 고득점을 비는 학부모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