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시간 먼저 연습장 도착 후배들 떨게 한 김남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3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 김남일은 남다른 의욕을 보였다. 그는 26일 대표팀 소집 시간보다 세 시간 먼저 파주 트레이닝센터에 들어와 컨디션을 조절했다. [파주=뉴시스]

3년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최고참’ 김남일(36·인천)이 소집 첫날부터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다.

 김남일은 27일 오전 9시, 경기도 파주 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들어왔다. 대표팀 소집 마감 시간은 낮 12시였는데 세 시간이나 일찍 들어온 것이다. “원래 어제 저녁에 들어오려고 했는데 아기를 돌보느라 오늘 아침에 왔다”는 게 김남일의 설명이다. 실제로 김남일은 하루 먼저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이는 대표팀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남일은 일찍 NFC에 들어온 이유에 대해 “대표팀의 요청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먼저 대표팀에 들어오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는데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다”며 “경고 누적으로 주말 K리그 클래식 경기를 못 뛰어 2~3일 쉬었다. 먼저 와 운동이나 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3년 만에 온 NFC는 김남일에게 낯설기만 했다. 그는 “오랜만에 왔더니 치료실을 찾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파주 NFC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걸 느꼈다”고 웃음지었다. 그는 이어 “다행히 (이)동국이가 도와줘 적응하는 데 수월하다”며 “이곳은 추억이 많은 장소다. 앞으로도 새로운 역사와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남일을 맞이하는 후배들은 바짝 긴장했다. 박종우(24·부산)는 “(김)남일이 형을 만나면 90도로 인사해야겠다”고 했고, 한국영(23·쇼난)은 “형에게 먼저 말을 걸고 싶지만 상남자 포스를 지녀 말을 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머쓱해했다.

파주=오명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