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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5년 새 42% 급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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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지난해에 비하면 기세가 다소 꺾이긴 했지만 전셋값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방은 2005년 이후 9년째, 서울·수도권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5년 연속 오름세다. 올 하반기에는 공급(입주)이 줄어 전셋값 상승 폭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인스랜드부동산 조사 결과 서울·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올 들어 27일까지 각각 평균 0.72% 뛰었다. 지방은 1.75%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수도권 아파트 값이 각각 0.43%, 0.63% 내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41.6% 올랐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중앙하이츠 아파트 전용면적 84㎡형 전셋값은 연초 3억3000만원 선이었으나 지금은 3억8000만원을 호가한다.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백현마을 84㎡형도 같은 기간 5000만원 올라 현재 4억2000만원에 나온다.

 지방에선 2000년대 후반 이후 주택 공급량 감소의 후유증이 지금까지 미치고 있다. 주택 공급량이 수요에 턱없이 모자라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한 것이다. 서울·수도권은 주택경기 침체로 매매에서 전세로 돌아선 경우가 많았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전세 수요 중 일부는 매매로 빠져나가 줘야 전세시장이 안정되는데, 집값이 오를 것 같지 않자 대부분 전세로 눌러앉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전셋값 상승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6일 ‘하반기 전세가격 전망’ 보고서를 통해 “저금리로 인한 월세 전환 가속화와 안전한 전셋집을 찾으려는 경향이 심화하면서 하반기에도 전세시장 불안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수도권은 입주 물량까지 준다. 하반기 서울·수도권에선 지난해 하반기(4만6000여 가구)보다 40% 이상 준 2만8000여 가구에 입주하는 데 그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수급이 불안정한 데다 전셋값을 떼일 위험이 큰 ‘하우스 푸어’ 주택을 피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상승 폭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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