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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 즐기는 '바롱 레스탁' 꽃 향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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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와인나라와 본지의 와인컨슈머리포트 전문가 평가단인 20명의 소믈리에가 한자리에 모두 모였다. 2010년 12월부터 매월 실시하고 있는 와인 평가회에는 한 번에 이들 중 10여명이 참가한다. 이번 화이트 와인 시음회에는 전체 평가단 20명 중 18명이 참가했다. 이번 평가단 명단은 오른쪽 아래 참조. [박종근 기자]

화이트와인은 새콤한 맛과 과일이나 꽃향이 풍부한 데다 차게 해서 마시면 청량감까지 즐길 수 있어 한여름밤에 제격이다. 화이트와인은 샤르도네나 소비뇽블랑, 세미용 같은 청포도 품종을 씨와 껍질을 제거한 채 과즙만 갖고 만들기 때문에 레드와인보다 더 투명하고 산뜻한 맛을 낸다. 또 레드와인보다 알코올 도수도 2~3도 낮고 껍질에서 나는 텁텁한 탄닌감이 거의 없어 신선한 맛을 좋아하는 여성이나 와인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와인수입사 와인나라와 중앙일보는 제28회 와인컨슈머리포트에서 1만~2만원대 프랑스와 이탈리아산 화이트와인 41종을 평가했다. 그 결과 1위와 2위는 프랑스산인 바롱 레스탁 화이트 보르도 AOC(BARON de LESTAC White AOC Bordeaux)와 샤토 기봉 화이트(CHATEAU GUIBON BLANC)가 각각 차지했다. 3위에는 이탈리아산 테누타 산 안토니오 소아베(TENUTA SANT’ANTONIO SOAVE)가 올랐다.

 이번 평가에는 이탈리아 와인 24종과 프랑스산 17종이 출품돼 종합 순위 10위 안에 두 나라 와인이 똑같이 5개씩 선정됐다. 포도 품종은 30종에 이를 정도로 다양했지만 샤르도네(7종)보다 출품수가 적었던 피노 그리지오(5종) 품종이 10위 안에는 더 많은 이름을 올렸다. 피노 그리지오는 프랑스에서는 피노 그리(Pinot Gris)라고도 하는데 최근 미국 뉴욕 등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탈리아 품종이다. 최근엔 뉴질랜드나 호주·칠레 등의 화이트와인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구대륙의 화이트와인에 대한 상세한 구매 가이드 역할을 하자는 취지에서 신대륙 와인은 제외했다. 또 화이트와인의 고급 품종으로 꼽히는 리슬링이나 게부르츠 트라미너 등으로 만든 와인은 가격대가 최소 3만원 이상이어서 이번 평가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화이트와인은 산도가 연하고 맛이 깨끗하기 때문에 샐러드 같은 에피타이저나 생선, 향료가 강하지 않은 담백한 요리와 잘 어울린다. 특히 1만~2만원대 화이트와인은 라벨에 표시된 빈티지(생산연도)로부터 3~4년 내의 제품을 구매해 섭씨 5~10도 정도에 맞춰 마시는 게 좋다.

 1위를 차지한 바롱 레스탁 화이트 보르도 AOC는 소비뇽 블랑과 세미용 품종을 블렌딩한 와인이다. 프랑스에서 13년째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연간 프랑스에서 판매된 와인병만 이어도 지구 한 바퀴를 돌고도 남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 와인은 신선한 맛을 더 두드러지게 하려고 새로운 오크통에서 4개월 정도만 숙성시켜 만드는 게 특징이다. 연한 금빛색을 띠고 섬세한 오크향과 바닐라나 제비꽃 같은 흰색 계열의 꽃의 향이 느껴진다. 전문가 평가단의 안인호 줄라이 레스토랑 소믈리에는 “매혹적인 아로마향과 입안에서 구르는 질감이 좋아 시음한 와인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2위 역시 프랑스 화이트와인 샤토 기봉 화이트가 차지했다. 이 와인은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포도밭을 갖고 있다는 앙드레 뤼통이 만들었다. 세미용, 쇼비뇽블랑, 뮈스카델 품종이 고루 블렌딩됐고 프랑스에서도 와인 품평회에서 수차례 수상한 경력이 있다. 전문가 평가단 홍광현 와인 바 비지문 대표는 “적당한 산미와 감귤류의 풍미가 잘 어우러져 더운 날씨에 야외 나들이 갈 때 잘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3위를 한 테누타 산 안토니오 소아베는 화산지대 토양에서 생산된다. 이탈리아의 토착 포도 품종으로 꼽히는 가르가네가, 트레비아노 디 소아베에 샤르도네를 혼합했다. 가르가네가 품종의 특징인 사과·배꽃 향이 나고 뒤끝이 살짝 신맛을 자아낸다.

글=장정훈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전문가 평가단

김옥재(와인바 크로스비 대표), 김정민(한식당 다담 소믈리에), 박선영(마카로니 마켓), 박성규(유 와인 과장), 박순석(카페 엠 매니저), 박종섭(레스토랑 라 카테고리 지배인), 손진호(손진호 와인연구소 소장), 안인호(줄라이 레스토랑 소믈리에), 양윤주(와인바 하프타스트텐 소믈리에), 유상선(레스토랑 라쿠치나 소믈리에), 이상황(와인바 베레종 대표), 이세용(한국와인협회 자문위원), 이정훈(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금룡 소믈리에), 임현래(레스토랑 루카511 소믈리에), 장운경(레스토랑 까사 델 비노 소믈리에), 정하봉(JW메리어트 호텔 JW’s 그릴 소믈리에), 홍광현(와인바 비지문 대표), 황신(와인테라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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