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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시절 만찬주는 허베이産 창청 포도주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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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호 11면

1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만찬주 ‘청도 감그린 아이스 와인’. 2 이명박 대통령이 핵안보 정상회의 정상 만찬에서 선보인 ‘오미로제 스파클링’. 3 아베 총리가 22일 일본ㆍ싱가포르 정상회담 만찬에서 내놓은 고급 일본주 ‘루리이로노우미’.

각국은 정상만찬을 자국 술 문화의 정수를 선보이는 자리로 활용한 지 오래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 만찬주로 ‘청도 감그린 아이스와인’을 선보였고, 이명박 대통령은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정상만찬에서 오미자로 만든 ‘오미로제 스파클링’ 등을 내놓은 바 있다.

정상만찬에 쓰이는 각국 전통주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2일 싱가포르 리셴룽(李顯龍)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주최한 만찬에서 세 가지 술을 준비했다.

국제 콩쿠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일본산 레드와인, 프랑스산이지만 일본인 유명 양조가가 빚은 화이트와인 그리고 도호쿠지방의 복류수(지하수)로 담근 고급 일본주 ‘루리이로노우미(瑠璃色の海)’다. ‘준마이긴죠’로 표기돼 있지만 정미도 45%로 일본주 최상품인 준마이다이긴죠에 버금가는 품질이다. 가격은 1800mL 한 병에 5250엔(약 5만8000원) 선.

일본에서는 2004년 일본주조조합중앙회가 ‘일본주 건배 추진회의’를 발족, 일본 문화와 일본 술의 발전을 위해 매년 총회를 열고 황실 및 전통 문화인과 교류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재외공관이 매년 주최하는 가장 큰 파티인 천황탄신일 축하회의 건배주도 일본주다. 외무성은 세계 최대 와인콘테스트인 ‘인터내셔널 와인 챌린지(IWC)’ 일본주 부문에 입상한 술을 재외공관에 공급한다.

중국에서 정상만찬을 장식하는 술은 바이주(白酒), 그중에서도 ‘마오타이(茅臺)’다. 1972년 2월 당시 저우언라이(周恩來)는 베이징을 방문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 30년 숙성된 마오타이를 내놨다. 마오쩌둥(毛澤東)이 김일성과 가진 만찬에서도, 덩샤오핑(鄧小平)이 지미 카터 대통령을 위해 준비한 파티에서도,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독일 헬무트 콜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술은 마오타이였다. 덕택에 마오타이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국주’라는 별명도 생겼다.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포도주로 건배를 했다. 그는 2009년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베이징 인민대회당 만찬에서 허베이(河北)에서 생산된 숙성 10년의 ‘창청(長城)’ 포도주를 내놨다. 중국에서 으뜸으로 치는 와인이다. 올 3월 시작된 시진핑(習近平) 체제에서도 바이주보다 포도주가 귀빈 만찬에 자주 오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의 30년 숙성 마오타이에 대항해 닉슨이 내놓은 건 3년 된 캘리포니아산 스파클링와인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이었다.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와이너리 슈람스버그(Schramsberg)의 69년 빈티지였다. 덕분에 슈람스버그는 순식간에 미국을 대표하는 와인이 됐고 미국 와인을 얕잡아 보던 전 세계 와인 애호가에게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인기를 끌었다. 이 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2009년 취임식 때 축배주로 쓰였다.
백악관의 자국 와인 밀어 주기는 60년대에 본격화됐다. 린든 존슨 대통령은 아예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는 미국산 와인만 제공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존슨 이전 백악관의 만찬 문화는 프랑스식이었다. 존슨 이후 대통령들은 ‘백악관 와인 마케팅’을 계승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 수상 기념 만찬에서는 미국 와인 발전을 주도한 로버트 몬다비 와인을, 지난해 3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국빈방문 땐 캘리포니아부터 워싱턴까지 다양한 지역의 미국 와인을 선보였다.

2006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8 정상회의 땐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소재한 라도가 홀딩이 생산하는 프리미엄급 보드카 ‘차르의 황금’이 제공됐다. 모스크바 국제전시회인 ‘프로덱스포’에서 2006년 그랑프리를 받은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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