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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름, 나쁜 기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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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호 18면

대개 지방 하면 비만의 주범이고 몸에 해롭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측면도 있지만 지방은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다. 신체를 움직이는 에너지원이자 세포막을 구성하고 뇌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신체에 체지방이 많으면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 등 각종 성인병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지방엔 두 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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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화지방은 상온에서 고체 또는 반고체 상태다. 불포화지방은 상온에서 액체 상태인 지방을 말한다. 포화지방을 과다 섭취하면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나쁜 콜레스테롤(LDL-C)과 혈전을 증가시켜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반면 불포화지방은 혈액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근경색·뇌졸중 등 동맥경화성 질환의 발병을 감소시킨다.

  포화지방은 소기름·돼지기름 등 동물성 기름과 버터·코코넛 기름 및 팜유 등에 많다. 불포화지방은 생선기름·올리브유·들깨기름·옥수수기름·면실유·콩기름·홍화기름·참기름 등에 들어 있다. 이 중 콩기름·옥수수기름 등은 과다 섭취하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좋은 콜레스테롤(HDL-C)의 농도를 낮추기 때문에 포화지방처럼 섭취량을 제한하는 게 바람직하다.

  반면 올리브유·땅콩·아보카도유처럼 단일 불포화지방은 포화지방을 대체해 HDL-C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총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춘다. 다만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 모두 열량이 높으므로 체중 조절이 필요한 사람은 섭취량 제한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포화지방 섭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기름이 많은 육류 섭취를 줄이고, 되도록 살코기를 먹는 게 좋다. 조리 시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기름을 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베이컨·소시지·햄 등 포화지방 함량이 많은 가공 육류의 섭취는 줄여야 한다.

  고깃국은 냉장고에서 차게 해 기름을 걷어낸 후 섭취하는게 좋다. 식용유를 사용할 땐 동물성 기름보다 단일 불포화지방이 많은 올리브유를 쓴다. 아울러 위장에서 지방 흡수를 줄이기 위해 섬유소가 많이 함유된 식품과 채소를 섭취하기를 권한다.

  트랜스지방은 액체 형태의 식물성 기름을 가공해 고체로 만드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마가린·쇼트닝 등 부분 경화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과자·빵 등 가공식품에 많다.

  포화지방·트랜스지방은 되도록 적게 먹고 당과 불포화지방산의 섭취를 늘리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 그동안 우리는 지방을 덜 먹는 데에만 관심을 갖고, 건강에 좋은 기름을 골라먹는 데에는 관심이 덜했다.



강재헌(48)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비만·건강증진센터 소장.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심의위원 등 역임. 저서로는 『마지막 다이어트』 『소리 없이 아이를 망치는 질병-소아비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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