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2016년부터 정년을 60세로 정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현재로선 직장인 대부분은 55세에 정년을 맞는다. 운이 좋아 55세에 퇴직을 한다 해도 국민연금이 개시될 때까지 5년 이상은 소득 ‘크레바스(crevasse, 공백기)’가 발생한다.
소득 크레바스를 건너려면 다리가 필요하다. 그 다리는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국민연금을 탈 때까지 사적 연금으로 버텨야한다는 이야기다. 국민연금의 재원 고갈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적 연금은 다리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적 연금엔 회사에서 들어주는 퇴직연금과 개인적으로 가입하는 연금저축이 있다. 우리나라의 부실한 사회안전망을 고려할 때 은퇴설계는 이들 두 연금상품이 핵심일 수밖에 없다.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이나 금융기관과 인연을 맺어야만 연금수령이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노후소득 재원으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퇴직금의 개인퇴직연금계좌(IRP)로의 이전을 의무화시켰다. 퇴직금을 수령한 뒤 노후대비 목적으로 IRP에 가입하면 과세 이연 혜택과 연금을 월정단위 또는 일시금으로 수령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연금저축은 금융사에 매달 일정 금액을 적립한 다음 나중에 연금을 타는 상품이다. 개인의 입장에선 사적 연금을 많이 타고 적게 타고는 선택한 연금상품의 운용성과에 따라 갈린다. 결국 은퇴설계의 성패는 어느 금융사에 가입하느냐에 달렸다는 이야기다. 사적 연금 부분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운용비결을 알아보자.
퇴직연금=IRP에 앞서 퇴직연금제도로는 정급여형(DB제도)과 확정기여형(DC제도)이 있었다. 증권업계의 이들 퇴직연금 연평균수익률은 최근 7년 동안 DC형 5.64%, DB형4.74%로 나타났다. 보험업과 은행업의 수익률은 4%대 후반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의 DC형은 7.14%의 수익률을 기록, 증권업계 평균 대비 1.5%를 초과해 1위에 올랐다.
이 같은 성과는 ‘설득 마케팅’이 먹혀 들었기에 가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품선정위원회를 강화하고 상품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우량한 상품의 도입에 힘쓰는 한편 가입자교육 및 투자교육자료 발송 등을 통해 상품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 설득마케팅 덕에 장기투자의 복리효과에 대한 연금 가입자의 이해와 신뢰가 확산됐다.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본부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로 낮은 이자소득에 불만이 큰 가입자들 중에서 투자로 고수익을 얻는 펀드로 갈아타는 사례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회계연도를 마감한 3월 퇴직연금 적립금 1조 원을 돌파해 상위 사업자의 지위를 굳건히 지켰다. 또 지난해 근퇴법 개정으로 도입된 IRP의 신규 계좌 수도 2만7400개로 증권업계 최대 가입실적을 올렸다.
연금저축=올해 소득세법 개정으로 가입조건이 완화되고 혜택이 늘어난 연금저축계좌가 새로 탄생했다. 연금저축계좌의 장점은 연간 40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를 받고, 연금을 받을 때 연금소득세로 과세되기 때문에 세금 이연 효과가 크다는 점이다.
또 다른 장점은 포트폴리오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금리보다 나은 수익을 얻으려면 안정적인 상품과 고수익 추구 상품에 적절히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좋다. 연금저축펀드는 주식형·혼합형·채권형 등 유형과 국내뿐 아니라 해외자산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적절한 자산배분이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월 1일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신연금저축계좌인 ‘아임유(I’M YOU) 평생연금저축’을 선보였다. 계좌 내에서 자유로운 납입과 적극적인 리밸런싱으로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상품이다.
한 관계자는 “연금저축은 노후대비를 위한 상품이기 때문에 본인의 라이프플랜에 따른 재무설계가 미리 이루어진 후 그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하고, 경제 상황에 따라 연금저축 수익률도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계약이전 제도를 활용해 시장상황에 맞는 적절한 상품으로 교체와 포트폴리오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명수 기자 seom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