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수석들도 책임 묻겠다"

중앙일보

입력 2013.05.14 00:32

업데이트 2013.05.1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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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에 대한 사과를 내용으로 하는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한데 이어 “관련자들은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윤창중 스캔들’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사건 발생 이후 이남기 홍보수석(10일), 허태열 비서실장(12일)에 이어 세 번째 사과였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기자회견으로 인해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정권 내부의 시스템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대통령인 자신이 직접 사과를 하지 않으면 파문을 가라앉히기 어렵다고 판단한 듯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방미 일정 말미에 공직자로서 있어선 안 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 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포 여학생과 부모님이 받았을 충격과 동포 여러분의 마음에 큰 상처가 된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취임 77일 만의 대국민사과였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30일 잇따른 인사 사고에 대해 김행 대변인을 통해 대독사과를 한 적이 있지만 공식회의 석상에서 대국민 직접사과를 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실 규명과 함께 고강도 공직기강 확립 의지를 밝혔다.

 윤창중 스캔들에 대해 박 대통령은 “나라에 중대한 과오를 범한 일”이라고 규정한 뒤 “어떠한 사유와 진술에 관계없이 한 점 의혹도 없도록 철저히 사실관계가 밝혀지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고, 미국 측의 수사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자들은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고,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전방위적인 감찰 활동 등 ‘모종의 조치’가 있을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허태열 비서실장은 회의 후 “민정수석실은 이번 방미단과 전 방미 일정을 리뷰(review)하라”며 “그것을 바탕으로 매뉴얼을 만들어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나갈 때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라”고 지시했다. 허 실장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당부의 글’에선 “청와대 직원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한 무관용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윤 전 대변인에게 귀국을 종용한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인 이남기 홍보수석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전날 사의를 표한 이 수석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 나오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예외 없는 조사’와 ‘응당한 책임’ 추궁이 있을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관련 수석들도 모두 책임져야 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

 청와대에선 이 수석의 경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과 함께 감찰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감찰결과에 따라선 이 수석 외에 추가로 문책 대상자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 대통령의 사과 수위는 예상보다 높았다는 평가다. 유감 표명 을 넘어 ‘송구하다’거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표현을 썼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사과와 관련해 “이번 일을 계기로 청와대가 공직기강 해이 문제를 환골탈태의 정신으로 재정비하고 제도개선이나 보완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이번 사태의 근본원인은 국민 대다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인사를 강행한 대통령 본인에게 있는 만큼 본인의 인사상 잘못에 대해서 사과가 먼저 이뤄져야 했다”고 지적했다.

신용호 ·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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