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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호 “문재인 의원직 사퇴해야” 이목희 “밀실·음모·왜곡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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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주통합당 대표 후보들이 10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신계륜·김한길·강기정·이용섭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대선평가위가 발표한 최종 보고서로 당내 곳곳에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이 당권 경쟁과 맞물리면서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5·4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김한길·이용섭·신계륜·강기정 후보는 10일 열린 첫 토론회에서 충돌했다. 범주류로 분류되는 이용섭·신계륜·강기정 후보는 일제히 김 후보를 겨냥했다. 이 후보는 “누군가 책임질 사람이 안 보이면 무조건 ‘친노’ 탓이라고 한다”며 “주류 대 비주류라는 말을 가장 많이 쓰는 사람이 김 후보”라고 공격했다. 또 김 후보가 대선 과정에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바람에 당 지도부 총사퇴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대선의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비난했다. 강 후보도 “대선을 앞두고 사령부를 없애는 역할을 누군가 했다는 점은 책임져야 한다”고 가세했다. 또 대선평가위 보고서에 대해 “특정인의 책임을 수치화·계량화해 상처를 주는 마녀사냥식 평가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대선 패배 책임론을 갖고 ‘내 탓 네 탓’ 하며 싸우는 것도 그쳐야 한다”고 맞섰다

 당도 하루 종일 시끄러웠다. 비주류인 문병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전 후보의 ‘정치적 책임’을 언급하면서 “(문 전 후보가)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캠프의 핵심이었던 이목희·노영민·홍영표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나온 대선평가위의 최종 보고서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정치적 편향 속에서 평가한 내용”이라면서 “밀실에서 음모로 진행된 보고서”라고 혹평했다. 이목희 의원은 “보고서에는 사실과 전혀 관계없는 왜곡되고 가공된 얘기가 많다”며 “제대로 분석하고 평가할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만든 보고서인지 회의적”이라고 했다. 노영민 의원은 “사실보다 추측에 근거했고 합리성보다 편견에 기초한 보고서”라면서 “정략적 목적이 개입됐다”고 주장했다.

 세 사람은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 측의 태도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 협상 당시 박선숙 본부장(안 후보 측)과 이인영 본부장(문 후보 측) 간의 회동을 앞두고 3대3 협상이 있었는데, 박 본부장이 완전히 합의내용을 뒤엎는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노 의원은 “박 본부장이 여론조사를 3개 기관에서 하기로 해놓고 1개로 하자고 했고, 유·무선 전화 조사비율도 5대 5에서 7대 3으로 바꾸자고 했다”고 협상 뒷얘기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 측의 요구가) 비합리적·일방적인 약속이었다”거나 “안 후보가 문 후보의 아들이나 동생이 아닌데 그런 억지와 ‘땡깡’을 받아들일 입장이 아니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경선 후보였던 손학규·김두관 후보에 대해선 “경선이 끝나면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는데 이들은 끝까지 거부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당력을 결집하는 데 실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노 의원)고 지적했다. 이목희 의원은 “과연 이런 보고서가 우리 당이나 진보 개혁세력에 무슨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힐난했다.

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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