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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들의 쓰나미 … 위기의 지구촌 자화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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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마크 포스터

세상이 뒤숭숭하다. 좀비·바이러스 등이 대중문화의 주요 코드로 인용된다. 캄캄해 보이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의 투영이다. 오는 6월 개봉 예정인 영화 ‘월드워 Z(World War Z·감독 마크 포스터)’도 이 연장선 위에 있다. 맥스 브룩스의 동명 원작 소설이 미국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50주간 1위를 기록했던 데다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영화화에 나서 올 여름 최고 화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영화의 얼개는 간명하다. 좀비들의 세상이 된 지구를 구하기 위한 주인공의 활약이 주된 내용이다. 미국 필라델피아, 영국 웨일스, 이스라엘 등 지구촌 곳곳이 등장하는데 한국도 주요 배경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미국 할리우드 파라마운트 픽처스 스튜디오에서는 ‘월드워 Z’의 3D예고편과 하이라이트 영상이 공개됐다. 20분 남짓 짧은 분량임에도 박진감 넘치는 영상, 쓰나미처럼 몰려드는 좀비들의 모습에 박수가 터졌다. 프로듀서 겸 주연을 맡은 브래드 피트도 예고 없이 들러 “우리 아이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007 시리즈 제22탄 ‘퀀텀 오브 솔러스’(2008), ‘네버랜드를 찾아서’(2004). ‘몬스터 볼’(2001) 등을 빚어냈던 마크 포스터(44) 감독을 만났다.

6월 개봉할 영화 ‘월드워 Z(World War Z)’. 브래드 피트가 제작과 주연을 맡았다. [사진 파라마운트사]

 - 원작이 인기가 대단했다.

 “소설의 정신을 가져오려고 최대한 애썼다. 원작엔 영화적 내러티브가 많지 않아 이를 상당 부분 보강했다. 조연 캐릭터도 풍성하게 만들었다.”

 - 최근 할리우드에서 좀비가 자주 등장한다. 차별화가 관건이다.

 “단순한 좀비 영화가 아니다. 리얼리티를 많이 넣으려 했다. 세계적 재앙을 그린 영화다. 오늘날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인구가 늘어나고 자원이 고갈된 지구의 위기를 상징하는 이미지도 많이 넣었다. ‘격변의 시대’엔 늘 좀비물이 인기를 끄는 것 같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심리 탓 아닐까.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의 조지 로메로가 활약하던 70년대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 브래드 피트와 함께했다.

 “멋진 협업이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배우일 뿐 아니라 영화를 고르는 취향도 훌륭해 늘 그와 일해보고 싶었다. 제작과 주연을 겸하는 스타와 일하는 것도 처음이라 더 흥미로웠다. 그의 명성 덕분에 각 도시에서 로케이션 허가를 얻는 것도 쉬웠다. 여성 관객을 끌어 모으는 데 한몫 할 것 같다.”

 - 힘들었던 점이라면.

 “제작규모가 너무 컸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100% 완벽하게는 불가능했다. 매일 1500명씩 엑스트라를 데리고 촬영을 해야 해 통제가 어려웠다. 군중 속에 있는 주인공을 생생하기 담기 위해서는 실제 사람이 꼭 필요해 실사 촬영을 고집했다.”

 - 개봉이 6개월 미뤄졌는데.

 “배급사가 겨울용보다 여름용 블록버스터로 시장에 내놓길 원했다. 후반작업에도 더 신경을 쓸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작품이 나왔다. 엔딩 장면도 다시 찍었다. 더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결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훨씬 생생하고 훌륭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로스앤젤레스= LA중앙일보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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