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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연금저축이 뭔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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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일러스트=강일구]

Q “우리 연금저축 얼마나 더 넣어야 해?”(아빠) “내년까지만 넣으면 돼요. 그럼 당신 퇴직할 때쯤부터 매달 연금이 나온대요.”(엄마)

부모님이 이와 비슷한 대화를 나누시는 걸 들어본 적 있죠? 그럴 때마다 궁금했을 겁니다. 연금저축이 뭘까요.

A 소개합니다. 정식명칭은 개인연금저축, 말 그대로 개인이 노후에 필요한 돈(연금)을 타기 위해 통장에 돈을 모으는 저축이란 뜻입니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5년 이상 돈을 넣으면 만 55세부터 최소 15년간 연금을 나눠 받도록 돼 있죠.

연금저축이 아니더라도 부모님들은 보통 1~2개의 연금을 가지고 있습니다. 18세 이상 60세 미만 국민이면 의무가입해야 하는 국민연금과 직장에서 가입해 주는 퇴직연금이 그것이죠.

그런데도 자기 돈을 들여 따로 연금저축에 가입하는 이유는 뭘까요. 은퇴 이후에 안정된 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100세 시대’라 할 정도로 수명이 길어진 요즘 국민연금·퇴직연금만으로는 생활자금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은퇴 전문가들은 연금저축을 국민연금·퇴직연금과 묶어 ‘노후준비 3종 세트’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 연금저축은 1994년 개인연금이란 명칭으로 처음 도입됐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노후생활 준비를 돕기 위해 소득공제 혜택을 줬어요. 2001년 명칭이 연금저축으로 바뀌고 소득공제 혜택이 연간 72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되면서 가입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말 현재 국내 연금저축 적립액은 78조8117억원으로 퇴직연금(67조원)보다 많습니다. 연금저축 계좌수는 620여만 개입니다.

 연금저축은 5년 이상 돈을 넣는 장기저축 상품이기 때문에 처음 가입할 때 상품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가입하기 전에 먼저 어떤 종류의 상품들이 있는지 알아봐야겠죠?

국내에서 판매되는 연금저축 상품은 총 660여 개입니다. 이들 상품은 어떤 금융회사가 파느냐에 따라 크게 연금보험·연금신탁·연금펀드 등 3종류로 나뉩니다. 연금보험은 생명·손해보험사가 만드는 상품입니다. 보험설계사를 통하거나 은행 창구에서 가입할 수 있죠. 연금신탁은 은행이 만들어 파는 상품이라 은행 창구에서만 팔죠. 연금펀드는 자산운용사가 만들고 증권사에서 판매합니다.

 연금보험은 보험사들이 분기마다 정하는 이자인 공시이율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됩니다. 공시이율이 은행 이자보다 높다는 게 장점이죠. 하지만 보험설계사 수당 등이 포함된 사업비(수수료)를 가입 초반에 많이 떼기 때문에 장기간 돈을 넣지 않으면 수익률이 안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연금신탁은 은행의 신탁계좌에서 관리하는 상품으로 채권형과 안정형이 있습니다. 채권형은 국가나 정부 산하단체가 발행하는 국공채에 투자해 은행 이자 정도의 수익을 내는 상품입니다. 이에 비해 안정형은 자산의 90% 이상을 국내 국공채에 투자하고 10% 내에서 국내 주식에 투자해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죠. 연금펀드는 자산운용사들이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것으로 이 중 주식에 투자하는 연금펀드는 고위험 상품입니다. 경기가 좋아 주가가 오를 때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경기가 침체돼 주가가 떨어지면 수익률이 나빠질 수 있죠.

 연금보험은 5년 이상 매달 보험료를 납부해야 만5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연금신탁·연금펀드는 매달 돈을 적립하지 않더라도 가입 후 5년의 기간만 유지하면 만 5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금저축의 수익률은 가입자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이 발간한 금융소비자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평균수익률은 주식형 연금펀드가 122%, 혼합형(주식+채권) 연금펀드가 98%로 높았습니다. 하지만 고위험 상품이라 가입자가 많지 않은 탓에 높은 수익률의 혜택을 본 이들은 별로 없습니다. 이에 비해 손해 볼 가능성이 작아 가입자가 많은 연금보험(39.8%), 연금신탁(41.5%), 채권형 연금펀드(42.6%)의 수익률은 정기적금(48.4%)보다 못했습니다. 저조한 수익률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에 “수수료를 내려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손해보험사의 연금보험 수수료가 월 납입액의 500%에서 생명보험사 수준인 300%로 낮아졌고, 은행 창구를 통한 가입(방카슈랑스)의 경우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모두 수수료를 300%에서 250%로 50%포인트 내렸습니다. 은행 연금신탁도 매년 적립금의 0.5~1.0%를 떼던 수수료를 0.5~0.65%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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