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선거… 「눈과 귀」 정리|그 특성 본대로 느낀 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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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5·3대통령선거가 공고되고 각당 후보가 유세에 나서 전국을 누빈지 한달. 「집권자」를 가름하는 투표일이 눈앞에 다가섰다. 그동안 공화·신민 양당의 후보반을 비롯해 각급 유세반을 수행, 취재한 본사기자들이 현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 중에서 63년 선거와 비교한 특성, 유세 취재 중 눈을 끌었던 일 등을 좌담회를 통해서 묶어 보완하고, 이번 선거의 가정적 결산을 내보았다.

<가라앉은 「무드」, 사상논쟁은 없어>
▲사회=먼저 지난번 선거와 비교해 볼 때 이번 선거는 어떤 특성이 있었습니까?
▲B=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노골적인 대규모 청중동원이 아닐까요.
▲D=과거의 선거는 투쟁양상을 띠어 선거하면 으레「데모」박수 야유가 있게 마련이었는데 이번은 전체적인 「무드」가 차분히 가라앉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F=지난번에는 새로운 헌정의 출발로 군정연장이냐 민정수립이냐에 촛점이 모아졌습니다. 지난번에는 윤 후보가 박 후보를 공산당에 가까운 사상이 불투명한 사람으로 몰아친 이른바 사상논쟁이 있었는데 이번은 그런 두드러진 쟁점이 없고 「빈익빈」대 「근대화」라는 정책대결 가까이로 쟁점이 모아지고 있는 게 특징 같아요.

<「구속은 않기로」, 검찰서 사전대책>
▲사회=과거의 선거는 부정적인 면 파괴적인 면에서 다루어졌으나 지금은 차츰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오고 있다는 얘긴데 그 이유는 어디 있다고 봅니까?
▲C=이번에도 시위를 방불케 하는 행진 등 지난날 못지 않은 부정적이고 투쟁적인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옛날처럼 과열 분위기까지 끌어가지 못하는 것은 전술적 차이에서 온 것 같아요. 여당은 조용한 선거를 치르기도 하고 야당과의 충돌을 극력 피하고 있잖아요?
▲A=검찰은 선거사범대책을 세우고 선거기간 중에는 구속 않는다는 사전원칙을 세우고 있습니다. 잡아넣고 하면 과열되고 「트러블」도 생기는데 당연히 입건할 일도 많거든요. 야당은 충돌을 원하는데 공화당이 피하는 거지요.

<높아진 청중 수준, 차분한 강연반응>
▲B=유권자들의 냉담은 선거전 초반에서 「정권교체」라는데 별 실감을 느끼지 못한 탓이 아닐까요. 그것이 유세가 시작되면서 유권자의 관심도 차츰 고조되고 그만큼 야당의 전세가 호전된 것은 사실입니다. 신민당의 대구 강연 때는 날씨도 제법 쌀쌀했는데 수만명이 모이고 만세삼창까지 보고 흩어진 것은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증겁니다. 그런데 연사가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반응은 없거든.....
▲사회=그처럼 반응이 없는 이유가 무얼까?
▲E=윤보선씨가 그러더군요 『과거의 광적 열의에 비해 지금은 냉담한 것은 유권자의 의식과 수준이 높아진 때문이며 이미 누구를 찍을 것인지를 결정하고 있다』고....

<퇴색한 파병 논쟁, 쟁점은 경제문제>
▲사회=다음 선거쟁점으로 넘어가 한·일 문제, 월남파병이 큰「이슈」가 되리라 관측됐었는데 지금까지 보면 그것이 큰 「이슈」가 되지 않고 생활과 직결되는 경제문제에 모아지고 있는데….
▲D=월남파병은 사상자가 많이 나면 국내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었는데 그 후 별일이 없자 쟁점으로서 퇴색했으며 야당이「국제적 고립」 「국방력약화」등을 들고있지만 국민들이 실감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한·일 국교는 야당이 대일 예속화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어딘가 회의를 느끼면서도 그것이 잘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를 확연히 느끼지 못하는 거지요.
▲F=정부의 PR가 워낙 강하고 교묘했던데다 야당의 반대이론이 체계화하지 못한 탓이 아닐까요.
▲C=파월과는 달리 한·일 국교에 대해 야당은 마치 주권이 없어지고 나라가 통째 일본에 넘어가는 것처럼 극한투쟁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비준과 함께 야당의 반대열은 깨끗이 식고 그 후 아무런 문제제기도 못했습니다. 반대가 절실했다기보다 다분히 정치적이었다는 인상마저 주고있습니다.

<남발된 양당공약, 농민의 공감 얻고>
▲D=요는 야당이 집권했어도 월남파병도 하고 한·일 국교도 정상화되었겠지요. 야당이 집권한다고 철병하겠어요? 매국협정이라고 한·일 협정을 폐기하겠어요?
▲A=두 정당의 체질상의 시점 때문이겠지요. 반대에도 결국 한계가 있는 것이니까.
▲사회=부익부, 빈익빈, 곡가, 비료값 등 경제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이슈」로 제기된 것 갈고 이 때문에 「내일이면 낙토」가 올 것 같은 공약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C=요는 국민이 「잘살아보자」 는 데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실 농촌은 어려운 형편이지요. 그래서 야당이 공화당의 수탈정책으로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가고 있다고 외치면 어느 정도 공감을 해요. 그리고 세금이 비싸서 중소기업이 몰락하고 있다는 야당의 주장에도 중소기업인들이 공감하고있기 때문에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고 봅니다.

<어느 때보다 많은,「지방사업」 공약>
▲A=공약남발을 이렇게 볼 수도 있지 않아요? 하나는 국민의 정치의식이 높아졌다, 다시 말해서 유권자가 누구한테 물어보지 않아도 찍어야할 사람이 누구라는 걸 공약을 보고 알 수 있다는 거고, 둘째로 정부의 공업화정책의 결과로 도시와 농촌의 격차가 심해져서 농촌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서라도 공약이 쏟아져 나왔다고 볼 수 있어요.
▲사회=공약 중에서도 철도·도로 건설 등 소위「지방사업」공약이 과거보다 눈에 많이 띄는데 이에 대한 관심도는?
▲E=이번 선거전의 공약은 남발되고 중복되는 게 특징인데…. 이게 잘 먹혀 들어갑니다. 여·야의 공약대로 되다가는 경부선이 아마 20복선까지는 될거에요.
▲F=지난번에 공화당이 「백가지 공약」을 발표했는데 이것이 먹혀들어 가니까 야당은 놀라서 부랴부랴 이에 맞서는 공약을 내놓는 등 법석을 피웠는데 아무튼 실현성은 고사하고라도 이게 어느 정도 설득력은 있어요.

<알 수 없는 표 향방, 지역별 차는 줄 듯>
▲사회=그럼 양당의 득표 전망에 대해서.
▲B=윤보선 후보는 대전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선이 확실하다고 장담하고 그이유로 서울유세의 청중이 지금까지의 정치유세 중 최고라고 내세웠지요. 신민당에서는 서울유세가 이번 선거의 전환점으로 해석하는 거죠.
▲A=윤 후보 얘기는 부정선거만 안 하면 70∼80%승리한다고 하지만 선거대책본부에서는 꼭 그렇게만 생각하는 것 같진 않아요.
여당이 자금과 조직력을 동원해서 청중을 모으고 있는 것을 보면 투표에서도 그런 현상이 일어날것으로 보아 지역적 편차가 지난번같이 심할 것 같지는 않다는 얘기들이 있어요. 결국 여당표는 골고루 나온다는 얘기지요.
▲C=영남은 여의 아성이고 경남보다는 경북이 많이 나올 것 갈아요. 그런데 중부와 호남은 아직도 판단을 못하겠어요.
호남 「푸대접」이 야당에 유리할 것은 뻔하지만 지난번 선거 때도 야가 이긴다고 장담했으나 결국 지고 만 것을 보면 호남표의 행방은 알 수가 없거든.

<서씨의 후보 사퇴, 유리점 발견 못해>
▲B=공화당은 호남보다는 중부에서 고전하는 것 같아요. 공화당은 당초 2백만표 이상의 차로 이긴다고 보았으나 차차 변해서 지금은 50만표 내지 백30만표 정도로 내려온 것 같아요.
▲사회=서민호(대중당)후보의 사퇴의 영향은 어떻게 나타날 것 같아요.
▲D=공화당이 괴롭지 않을까.
▲E=신민당 선거대책본부에서는 호남에서 서씨에게 갈 표가 윤 후보에게 오리라고 전망하는 것 같아요.
▲B=서민호씨의 표는 누구에게 더 유리할 것인가를 공화당에서는 판단 못하고 신민당에서는 유리하게「캐치」한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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