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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호암상 수상 영광의 얼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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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산화물 박막의 계면 분야 연구에 큰획
과학상 황윤성 박사

전기가 흐르지 않는 산화물 부도체의 계면(界面)에 원자 한층 두께의 전도층이 생성되는 원리를 발견했다. 두 부도체의 계면이 전기가 통하는 성질을 띤다는 것과 이를 원자(原子) 수준에서 제어하는 기법도 제시했다. 그의 연구는 산화물 박막 분야에서도 마지막 미개척지라고 평가받은 계면 분야의 연구를 진일보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3세 지만 124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7600회가 넘는 논문 인용 기록을 갖고 있다.

 미국 MIT를 거쳐 프린스턴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도쿄대 교수를 거쳐 현재는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

미세구조 복잡한 유체 특성 규명
공학상 김상태 박사

고분자 용액이나 전기유변유체처럼 미세구조가 복잡한 유체(流體)들의 특성을 규명하는데 기여했다. 유체의 특성을 대규모 병렬형 컴퓨터를 이용해 계산해내는 수학이론을 정립한 뒤 이를 이용해 단백질 수용액 등의 특성을 해석해냈다. 이 연구는 신약개발부터 의료용 RFID(무선인식전자태그) 칩, 센서, 바이오인포메틱스 분야에 이르기까지 실생활에 폭넓게 적용돼 학문과 산업 양쪽에 모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칼텍대를 나와 프린스턴대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릴리연구소 부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퍼듀대 석좌교수이면서 미국 공학학술회원이다.

근육 성장 억제 단백질 세계 최초 발견
의학상 이세진 박사

근육 성장 억제 단백질인 마이오스타틴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마이오스타틴이 근육 성장을 조절하는 원리도 밝혀냈다. 쥐실험을 통해 마이오스타틴 유전자를 제거하면 골격 근육이 비대해지고 과발현하면 근육이 위축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근육이 이상적으로 비대한 소에서도 마이오스타틴 기능 상실이 있다는 점을 찾아냈다. 근육 기능 조절 약물 개발과 근위축 환자의 치료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뒤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이면서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미국 과학학술원 회원이다.

섬세한 필체로 언어·문화 경계 뛰어넘어
예술상 신경숙 소설가

한국 문학의 세계화라는 새 지평을 열었다.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미국·영국 등 30여 개 국가에서 번역돼 현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가족이라는 인류 보편의 주제를 섬세한 필체로 풀어냄으로써 언어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공감의 공동체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5년 등단 이래 동시대 인간 내면을 향한 독특한 시선과 은유를 정교한 문장에 담아왔다. 자신의 체험을 당대의 문제의식으로 승화시켜 이를 한국 여성의 목소리에 담는 창의적인 글쓰기를 해왔다. 동인문학상·이상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 등 국내 굴지의 문학상을 30대에 모두 수상했다.

김현숙(左), 이종만(右)

청각장애인들과 나눔공동체 32년째
사회봉사상 이종만·김현숙씨 부부

경북 안동에서 32년째 청각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이들의 자립·자활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안동 한 교회에서 목사로 일하면서 농아들을 돌보던 이씨는 특수학교 교사였던 김씨를 만나 결혼했다. 1994년 김씨의 특수학교 퇴직 금과 지인들의 후원금을 보태 ‘장애인근로작업장 나눔공동체’를 설립했다. 현재 장애인 51명을 포함한 73명이 함께 생활하며 새싹을 키워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씨 부부는 숙직실에 세간을 놓고 검소하게 생활하면서도 장애인들에게는 월 200만원의 급여를 꼬박꼬박 지급하고 있다. 호암상 사상 첫 부부 공동 수상자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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