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하지 말고 빼세요 나쁜 기 빠집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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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적으로만 보면 창 크기가 너무 크면 좋지 않다. 풍수를 고려하지 않는다해도 창이 너무 크면 먼지가 많이 들어오고 결로가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적당한 크기는 창문을 낸 전체 벽면의 3분의 1 이하다. 만약 창이 그 이상으로 크다면 커튼을 달아 보완한다. [중앙포토]

중국인의 풍수 사랑은 유명하다. 특히 홍콩 부자의 집착은 광적일 정도다. 홍콩 부동산 재벌이 풍수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아 건물을 어떻게 지을지 결정한다거나, 이를 따르지 않아 큰 불운을 겪었다는 식의 얘기가 많은 건 이 때문이다.

 홍콩과 교류가 빈번한 월가의 자산가들도 이런 영향을 받아 자기 집 뿐 아니라 회사 터를 결정할 때 풍수 전문가를 대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죽하면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가 지난달 “뉴욕커도 부동산을 구입할 때 풍수를 따진다”고 보도했을까.

 풍수에 대한 관심은 집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인테리어에까지 이어진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 회장은 “풍수가 웰빙 문화의 하나로 부각되면서 주택이나 사무실 내부 기(氣)를 원활히 하는 가구 배치나 실내 장식이 전세계적으로 유행”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집무실 인테리어를 풍수 전문가에게 맡겼다든지,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아내인 유명 가수 빅토리아 베컴이 런던과 로스엔젤레스 주택을 리모델링할 때 풍수전문가 조언을 받았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심지어 미 IT업계 최고 경영자조차 자기 과시용으로 사무실 인테리어를 풍수에 맞춰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박성혜 한국풍수인테리어 연구소장(영남대 박사)은 풍수 인테리어를 “좋은 기를 끌어들여 쾌적하고 건강한 주거 환경을 추구하는 생활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자연과 사물·사람 기운의 어울림을 생각하는 인테리어 방법이다. 정신세계에 초점을 둔 동양사상적 접근법이다보니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긴 힘들다. 박 소장은 “풍수를 맹신하기 보단 조금 더 좋고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한 방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풍수를 믿는다해도 집안 구조 전체를 풍수에 맞게 설계하긴 어렵다. 특히 공동주택 생활을 많이 하는 도시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고 회장은 “가구를 재배치 하거나 소품을 들여놓는 간단한 풍수 인테리어가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풍수 인테리어는 조선시대 실학자 홍만선의 『산림경제 (山林經濟)』나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 작자미상의 생활서 『거가필용(居家必用)』 등에서 원리를 따온 게 많다. 문제는 이 책들이 쓰여진 시기는 17~18세기로, 지금의 생활환경과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지금 현실에 맞도록 현대적으로 변용해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산림경제』에는 ‘대문과 양쪽 담장 크기를 똑같이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 대문은 집 첫인상을 결정짓는 장소이니 대문과 담장 높이를 맞춰 안정감 있는 이미지를 줘야 한다는 식의 해석이 가능한다.

 풍수엔 크게 두 유파가 있다. 하나는 자연의 모양을 보고 풍수를 따지는 형세론이고, 다른 하나가 방위론이다. 방위론은 동서남북 방위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를 따져 좋은 기운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방향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남향집이 좋다느니, 잠 잘 때는 머리를 무슨 방향에 두면 안된다는 말 등은 다 이 방위론에 근거한 것이다.

 보통 남향이나 동향 집이 좋다고 하지만 풍수 인테리어 전문가 이상인씨(원광대 박사)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거주자의 성향에 맞도록 집과 방의 방향을 찾는 게 옳다”고 말했다.

 동쪽은 해가 떠오르는 곳으로 새로운 도전과 시작을 상징하기 때문에 새롭게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나 학생에게 적합하다. 서쪽은 해가 지는 방향으로 사는 사람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기 쉽다. 이 박사는 “전 세계 자살명소는 대개 석양이 잘 보이는 서쪽을 향한 곳이 많다”고 전했다. 북쪽은 침착하고 조용하다. 불을 사용하는 부엌이나 차분하게 공부해야 하는 수험생에게 잘 맞다. 집에 수험생이 있다고 북향집으로 선택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수험생 자녀의 방만 북향으로 선택해도 된다. 식구 중 환자가 있다면 북향이나 서향방을 줘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남쪽은 활동적이고 밝은 의미를 가진다. 집이 늘 따뜻하고 해가 잘 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향이다. 성향으로 따지자면 예술적인 일을 하는 사람에게 잘 맞는다.

잡동사니 먼저 치워라

 풍수 인테리어의 기본은 집에 쌓인 물건을 치우는 것이다. 박 소장은 “풍수 인테리어의 시작은 집을 비우는 것”이라며 “무엇을 치울지 고민하는 뺄셈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집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기가 잘 순환할 수 있도록 여유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치우라는 것은 아니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겉도는 물건, 즉 잡동사니를 치우란 뜻이다.

 청소는 필수다. 주변을 잘 정리하고 묵은 먼지와 때를 털어내면 기의 흐름도 저절로 정돈돼 집안에 좋은 기운이 충만해지기 때문이다. 박 소장은 “청소는 나쁜 기를 몰아내는 훈련”이라고 말했다. 또 “정돈되지 않은 잡동사니나 쓰레기, 고장 난 채 있는 물건은 나쁜 기운을 퍼뜨리고 좋은 기운을 내쫓으니 빨리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양의 풍수연구가도 비슷한 주장을 한다. 대체요법 및 풍수 연구가인 매리 램버트는 저서 『색다른 색 이야기』에서 “기의 흐름을 원활히 하고 좋은 풍수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잡동사니 정리”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풍수연구가 캐런 킹스턴은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에서 집의 쓰지 않는 물건을 치운 후 건강이 좋아졌다든지 남편과의 사이가 좋다는 등 삶이 나아졌다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풍수를 따지지 않더라도 쓰지 않는 물건 정리하기와 청소는 인테리어의 기본이다.

 집에 맞는 가구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박사는 “풍수 인테리어는 자연의 흐름에 역행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만 주어진 환경과 자신의 상황에 맞춰 조화롭게 집을 꾸미는 게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99㎡(30평)의 집에 165㎡(50평)대에 놓아야 맞는 크기의 소파를 놓는다면 그 집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소파가 된다. 33㎡(10평)도 채 안 되는 원룸에 킹사이즈 침대를 놓는 것도 맞지 않다. 집의 크기와 형태에 어울리는 적당한 크기의 가구를 놓아야 조화로워지고 사람이 비로소 그 집의 주인이 된다.

 집안에 좋은 기운을 불러들인다고 가구나 물건을 통째로 바꿀 필요는 없다. 이 박사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춰 부분적으로 인테리어를 바꿔 나가는 게 현대 풍수 인테리어의 올바른 개념”이라고 한다. 예컨대 동남향 거실에 유리 테이블을 두면 좋지 않은 기운을 불러 들인다고 해서 멀쩡한 테이블을 버리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대신 유리 테이블 위에 매트를 깔거나 꽃을 놓아 음의 기운을 완충시켜주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집 전체에 풍수 인테리어를 적용하기 힘들다면 지금 특별히 돌보아야 할 가족 구성원의 공간만이라도 신경을 쓴다. 엄마가 우울하면 안방과 부엌에 집중해서 바꾸고, 아이가 수험생이면 아이방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엄마가 우울해한다면 침실을 남향으로 선택하고 따뜻한 색으로 침구나 벽지를 바꿔줘 기운을 북돋워주는 게 좋다.

 풍수 전문가들은 “풍수 인테리어를 할 때 뭐든지 과한 것은 오히려 해가 된다”고 했다. 박 소장은 “집중력을 키워준다고 아이 방 전체를 파랗게 꾸몄더니 오히려 아이의 집중력이 떨어진 경우가 있었다”며 “강렬한 기운의 방이 싫어 자꾸 밖으로 나가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 방을 은은한 파스텔톤으로 바꾸고 가구도 아늑한 느낌을 주는 것으로 바꿨더니 아이가 점차 방에 정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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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좋은 기운이 들어오려면 그 출입처가 되는 현관, 거실 창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특히 현관은 풍수 인테리어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가장 먼저 관리해야 하는 곳”이라고 강조하는 장소다.

 현관은 늘 밝고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 편리함만을 생각해 현관에 쓰레기 봉투를 놓거나 재활용분리수거함을 놓는 것은 금물이다. 현관의 공기가 오염될 수 있다. 잘 신지 않거나 오래된 신발은 버리거나 잘 포장해 다른 곳에 보관해 늘 여유롭고 깨끗하게 정리한다. 여기에 생화를 한 두 송이라고 꽂아 놓으면 생기를 불러온다.

 거실 창이 너무 큰 것도 풍수적으로는 좋지 않다. 창의 크기는 대부분 한쪽 벽의 3분의 1 이하인 것이 적당하다. 아파트처럼 거실 창이 통창으로 크다면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달아 보이는 크기를 줄여주면 된다.

 침실에서는 잘 때 머리를 두는 방향을 많이 따진다. 이 박사는 반드시 지켜야 할 것으로 출입문 방향과 물을 피하라고 강조했다. 물을 피하는 방법은 화장실, 욕실쪽으로 머리를 두지 않는 것을 말한다. 침실 안에서 출입문과 욕실쪽을 제외한 나머지 방향을 선택하되 현재 자신에게 필요한 기운을 불러올 수 있는 방향으로 향을 정한다. 우울하거나 일에 있어 뒤처지고 있다면 남쪽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필요하다면 동쪽, 산만해 침착해질 필요가 있다면 북쪽, 무언가 중요하게 결정할 일을 앞두고 있거나 결단력이 필요하면 서쪽으로 머리를 두면 도움이 된다. 이때 창에서 침대나 잠자리를 약간 떼어 놓는 것이 좋다.

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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