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초 GBU-57로 지하 벙커 北지휘부 강타

중앙선데이

입력 2013.03.31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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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호 03면

이어 5월 초 한ㆍ미 독수리훈련이 끝나고 미군이 본토로 복귀한 뒤. 북한군 4군단 포병부대가 대청도를 향해 포격을 가했다. 북한군 잠수정들도 대청도 인근 해안으로 수십 명 침투부대를 상륙시켰다. 십여 척 공기부양정은 1000여 명의 북한군을 풀었다. 한·미 연합군은 응징에 나섰다. 한국 공군 F-15ㆍF-16 과 주한 미 공군의 F-16, 미 공군의 B-1ㆍB-52 폭격기 등이 1000여 발이 넘는 합동직격탄(JDAM)을 북한군 포병대진지에 퍼부었다. 미군의 E-8 조인트 스타스 지상감시기가 4군단 포병 기동상황을 실시간 감시에 들어갔다. 미군의 B-2 폭격기와 B-1ㆍB-52 폭격기 편대, 최고의 스텔스 전투기 F-22·F-15 편대가 날라와 북한 방공망을 폭격했다. 전방 기지와 KD-2ㆍ3 구축함에서 발사된 100여 기 현무-3 순항미사일도 4군단 지휘부와 방공망, 지대함 미사일기지 등을 가격했다. 4군단 포병 부대는 와해됐다.

가열되는 북한 도발에 대응, 작전계획 5027의 진화

그러자 북한의 방사포가 서울로 불을 뿜었다. 북한 인민무력부는 “태평양에서 핵폭탄을 터트리겠다”고 협박했다. 미국 증원군이 오는 길목을 차단하겠다는 것이었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치달았다. 전면전이란 지옥의 문이 열리고 있다.(이상은 가상 장면)

이렇게 사태가 치달으면 한국과 미국은 연합으로 작전하게 된다. 그런데 매 단계마다 어떤 작전계획(작계·Operation Plan)이 적용되는가.

최근의 미군 무력 시위는 작계와는 관계없다. 군 관계자는 “확장억제 지원의 일환으로 미국이 지원하는 것”이라며 “확장억제엔 대륙간탄도탄(ICBM)ㆍ잠수함발사대륙간탄도탄(SLBM)과 같은 핵 우산 지원, 정밀타격 무기 지원, 탐지시스템 지원 같은 것이 포함되는데 B-2 스텔스 폭격기는 정밀타격무기 지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국지 도발로 사태를 키우면 최근 발표된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이 적용된다.

북한군 훈련 모습.
북한의 국지도발엔 평시작전권을 갖고 있는 한국군 합참이 대응했다. 필요하면 미군에 지원을 요청하고 양국이 협의해 미군이 개입하는 구조였다. 그러다 천안함 폭침 이후 분위기가 바뀌면서 2010년 12월 8일 한민구 합참의장과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은 ‘한·미 합참의장 협의회’에서 한·미 공동으로 국지도발 작전계획을 마련키로 합의했다.

그런데 합의가 쉽지는 않았다. 협의 과정을 잘 아는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은 지원ㆍ지휘세력까지 응징하다 보면 확전으로 이어진다고 난색을 보였다”며 “그러다 북한의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이 계속되자 달라졌다”고 말했다. 계획에 포함된 북한의 도발엔 ▶서해 5도에 대한 포격 도발 ▶저고도 공중침투 ▶특수부대의 후방 침투 ▶군사분계선 지역의 국지적 충돌 ▶아군 함정에 대한 잠수함 공격 등이 망라돼 있다. 지원하는 미군 전력도 주한미군뿐 아니라 주일미군, 태평양사령부의 전력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도발하면 강력한 미 군사력이 자동 개입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한 현역 장성은 “자동개입을 단정할 수 없다. 어떤 경우에도 양국의 협의가 필요한데 그렇게 되면 100% 자동 개입이 안 될 수 있고 오히려 미국이 한국의 보복 수준을 통제하려 들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그런데 북한이 전면전으로 반발하면 마지막으로 작계 (Oplan)5027이 가동된다. ‘50’이란 수가 붙은 것은 미군의 전 세계 작전계획 중 태평양사령부(PACCOM)의 작계가 5000번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유럽사령부(EUCOM)는 4000번대다. 예를 들어 Oplan-4305는 이스라엘 방어 계획이다. 태평양사령부의 작계지만 대만 방어계획은 ‘Project l9’로 불린다.

작계 5027은 74년 이후 40년간 한반도 방어계획의 핵심 계획이었다. 이에 근거해 시차별부대전개목록(TPFDL)이 작동되면서 미국에서 증원군이 파견된다. 계획은 2년마다 한·미 협의로 갱신되는데 내용은 ‘당연히’ 비밀이다.

그러나 현역 장교들의 말을 종합하면 골자는 ‘전쟁 초기 북한군 지휘부와 대량 살상무기를 제거하고 북한군 후방 기동부대의 이동을 저지한다. 한·미 연합전력이 상륙ㆍ북진의 양동작전을 펴 평양을 함락한다’는 것이다. 세계적 안보 전문 사이트인 ‘글로벌 시큐리티’에도 소개돼 있다.

‘시큐리티’에 따르면 5027은 북한의 3단계 공격에 단계별로 대응하는 구조로 돼 있다. 한ㆍ미가 추정하는 북한의 공격은 ▶1단계: 비무장지대(DMZ) 돌파 및 전방의 남한 전력 파괴 ▶2단계:서울 고립과 점령지 강화 ▶3단계: 한국군 최종 궤멸과 한반도 장악이다. 한ㆍ미 연합전력의 대응은 ▶1단계: 전진 방어로 서울 사수 ▶2단계: 주요 지역을 장악, 북한 군사력을 파괴하며 추가 공격 저지 ▶3단계: 미 지상군과 한국군, 북한 원산 상륙작전 및 북진 작전을 개시하며 북한 정권을 궤멸시킴이다.

96년엔 북한 핵으로 야기된 위기를 반영해 전면 수정을 거치며 한반도 전쟁에 대비해 주일 미군과 기지가 작전에 동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98년에는 북한의 공격 징후가 포착될 경우 선제공격하며 원산 상륙, 북진 등을 통해 정권을 붕괴시킨다는 개념이 처음 담겼다. 이 내용이 보도되자 북한은 “침략전쟁 시나리오”라며 격렬히 비난했다. 2000년엔 전면전 발발 시 90일 사이에 69만 명의 미군이 증파된다는 내용이 처음 드러났다. 그런데 한 예비역 장성은 “원산 상륙은 6·25 때부터 나왔던 말로 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최근의 5027 동향은 거의 알려진 게 없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작계 5027은 2015년 작전권 환수 이후 한국군 중심의 연합작전계획인 5015로 새롭게 수정 중”이라며 “15는 전작권이 2015년 환수되기 때문에 붙은 숫자”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새 내용은 ▶지상전은 한국군 중심 ▶69만 명 미군 증원은 비현실적이며 이를 기다리지 않고 신속한 동원이 가능한 미 해ㆍ공군의 공중전력을 중심으로 정밀유도무기를 최대한 동원해 북한 전력을 빠른 시간 안에 제압한다는 방향”이라고 말한다. 최근 전역한 한 예비역 육군 장성은 “북한의 핵 공격을 상정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역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군 중심 전쟁’의 핵심 개념은 초기에 북한에 궤멸적 피해를 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밀유도무기 대량 확보다. 현무-2 탄도미사일, 현무-3 순항미사일, 800㎞ 탄도탄, 초음속 순항미사일, 번개사업으로 추진 중인 100㎞급 탄도탄, 한국형합동직격탄(KGGB), JDAM, GBU-28 벙커버스터, SDB, 타우러스 공대지 미사일 등이 포함된다. 미군은 폭격기와 전폭기, 무인기들에서 투하되는 JDAM과 함정에서 발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을 대량 동원한다.

특히 지하로 숨어들 북한 지휘부에 대한 공격도 힘을 기울인다. 60m를 관통하는 GBU-57 관통형 폭탄을 B-2폭격기에서 투하해 말 그대로 묻어버린다. 수백m 지하라 해도 여러 발 GBU-57로 인공지진을 일으켜 지하 벙커의 모든 출입 갱도를 무너뜨리면 생매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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