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거르면 점심 과식 … 춘곤증·식곤증 겹고생

중앙선데이

입력 2013.03.31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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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호 18면

강동경희대병원
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몸이 나른해지는, 이른바 춘곤증(春困症)이다. 겨우내 움츠려 있던 몸이 따뜻해지는 날씨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계절의 변화가 없는 나라에서는 찾아 보기 어렵다. 밤에 충분히 잠을 자도 오후엔 나른함과 권태감으로 졸음이 쏟아진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원철(사진) 교수에게 춘곤증의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춘곤증이 뭔가.
 “겨울 동안 활동을 줄였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이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생기는 일종의 피로 증세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 변화에 신체가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해 생기는 현상으로, 보통 1~3주 정도 지속되다 사라진다.”

춘곤증 원인과 예방법: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

 -증상은.
 “온몸이 나른해지며 잠을 자도 피로감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 낮에도 졸음이 쏟아진다. 집중력 저하·권태감·식욕 부진·소화 불량·현기증 등이 나타난다. 때로는 손발 저림이나 두통·눈의 피로·불면증 등의 증상도 보인다.”

 -왜 생기나.
 “계절의 변화에 신체가 금방 적응하지 못해서 생긴다. 가을에서 겨울로 이동할 때는 별문제 없이 신체가 적응하지만 추운 겨울에서 따뜻한 봄으로 이동할 때는 신체의 적응 과정이 몸으로 드러난다. 낮 시간이 길어지면서 생체 시계가 변하기 때문이다. 겨울에 해가 보통 8시에 뜬다면 봄에는 6시30분에 일찍 해가 뜬다. 밤에 잠을 자더라도 몸은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일어나 잠에서 깼다고 느낀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면 시간이 짧아진다. 특히 추위에 익숙해져 있던 몸의 신진대사 기능이 환경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이 시기에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봄에는 일교차가 심해 신체 보호를 위해 피부와 근육,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잦아지고 심장 박동의 변화가 많아지면서 각종 호르몬의 분비 역시 늘어나 춘곤증이 생긴다.”

 -어떤 사람에게 잘 나타나나.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생리 현상이지만 사람에 따라 몸으로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보통 해외에서 시차를 잘 극복하는 사람도 있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이들은 춘곤증을 잘 느끼지 않는다. 이는 생체 시계가 튼튼해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하기 때문이다. 운동이 부족하거나 과로하는 직장인,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춘곤증을 더 심하게 느낀다.”

 -만성피로증후군과 증상이 비슷하다.
 “충분히 잠을 자도 피로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두 증상이 비슷하다. 하지만 만성피로증후군은 기억력 감퇴나 정신집중 장애, 근육통, 인식장애, 우울증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주로 업무 스트레스가 심한 30·40대에 나타난다. 만성피로는 결핵, 간염, 당뇨병, 갑상선질환, 빈혈, 암, 심장병 등 각종 질환의 예고 신호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밤에 7시간 이상 잠을 잤는데도 낮에 졸리고, 긴장이나 집중을 하는 상태에서도 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들면 수면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갱년기가 시작되는 50세 이후, 갱년기 증후군의 하나로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

 -춘곤증으로 졸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참기 어려울 정도로 잠이 쏟아진다면 가볍게 낮잠을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낮 시간에는 20분 이상 잠을 자지 않도록 한다. 낮잠을 잘 수 없는 상황에서는 2~3시간마다 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면 좋다. 밤에는 충분히 숙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 시간은 하루 7~8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주중에 부족했던 수면 시간과 쌓인 피로를 풀겠다면서 주말이나 휴일에 잠을 몰아서 자는 사람도 있는데 오히려 피로가 더 가중될 수 있다. 평소 일어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

 -춘곤증을 이겨내려면.
 “음주·흡연 그리고 커피와 같은 카페인을 줄여야 한다. 졸음이 온다고 카페인 섭취나 흡연을 하면 몸은 더욱 스트레스를 받아 졸리게 된다.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은 춘곤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가벼운 맨손 체조나 2~3시간 간격으로 스트레칭과 산책을 하면 좋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도 권장할 만하다. 일주일에 3~5회 운동을 하고 한 번 운동을 할 땐 30~50분 정도 유지한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도 중요하다. 특히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아야 한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을 상대적으로 많이 먹게 돼 식곤증까지 겹칠 수 있다. 아침식사를 하면 에너지가 축적돼 낮에 피로를 덜 느끼게 된다. 아침식사로는 생선·콩류·두부 등으로 간단하게 식사하고 저녁에는 잡곡밥과 고단백질 식품, 봄나물 등의 채소, 신선한 과일을 섭취한다.”

 -춘곤증 감소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 있나.
 “봄이 되면 활동량이 늘어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더 필요하다. 특히 봄에는 신진대사 기능이 왕성해지면서 비타민 소모량이 평소보다 3~5배 증가한다. 이 때문에 비타민 섭취가 중요하다. 비타민 B1이 풍부한 콩·보리·팥 등 잡곡을 먹는다. 비타민 B가 많이 들어있는 식품에는 채소와 돼지고기·시금치·콩·계란 등이 있다. 비타민 C가 많은 과일·야채·냉이·미나리·달래 등도 챙겨 먹는다. 특히 제철 음식인 봄나물을 많이 먹으면 도움이 된다. 비타민 B·C가 들어 있는 건강기능식품도 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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