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 두산, 만루포 2방 앞세워 삼성 격파

중앙선데이

입력 2013.03.31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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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호 19면

SK전에서 LG 정성훈이 8회 초 1사 만루에서 역전 만루홈런을 날린 후 환호하고 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삼성전, 1회 초 2사에서 두산 오재원이 만루홈런을 때리고 홈으로 달려드는 장면. 아래 작은 사진은 대구 시민구장에서 팬들이 응원하는 모습이다. 이호형·임현동·김재욱 기자
2013년 프로야구가 30일 개막했다. 5개월을 기다려 준 야구팬들을 위해 프로야구 선수들은 ‘화려한 야구’로 보답했다. 두산 오재원(28)은 대구 삼성전에서 1회 초 만루홈런으로 개막 축포를 쏘아올렸다. 4회에는 김현수(25·두산)가 만루포를 쳐내며 개막전 사상 첫 한 경기 만루홈런 2개의 진기록을 작성했다. 인천에서도 LG 정성훈(33)이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같은 날 만루포 3개는 프로야구 최다 타이기록이다. 8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온 김응용(72) 한화 감독은 개막전에서 끝내기 패배의 쓴맛을 봤다.

2013 프로야구 팡파르

‘우승 후보’ 두산이 ‘디펜딩 챔피언’ 삼성을 제압했다. “삼성을 넘어야 목표인 우승을 달성할 수 있다”는 김진욱 두산 감독의 의지가 대구구장을 지배했다.
 두산은 1회 초 1사 뒤 손시헌의 좌전안타로 2013 프로야구 첫 안타를 만들었다. 김현수가 우전안타로 기회를 이어갔고, 김동주의 3루수 강습안타로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홍성흔의 삼진으로 2사 만루, 이어 오재원이 삼성 선발 배영수의 8구째 시속 143㎞짜리 바깥쪽 투심 패스트볼을 정확하게 밀어쳤다. 타구가 좌익수 뒤쪽으로 날아갔고, 외야 펜스를 넘겼다. 올 시즌 프로야구 첫 아치다. 시즌 1호 홈런이 만루포로 기록된 것은 1990년 한대화(당시 해태) 이후 처음이다. 개막전 만루홈런은 프로야구 32년 사상 여덟 번째다.
 귀한 ‘그랜드슬램’이 대구구장에서 또 나왔다. 김현수는 4-3으로 앞선 4회 초 2사 만루에서 배영수의 2구째 142㎞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삼성은 4-9로 뒤진 6회 말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지영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김상수가 유격수 병살타로 기회를 날렸다. 7회 1사 1·3루, 8회 1사 1·2루 기회에서도 삼성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또 다른 우승 후보 KIA도 개막전 8연패 사슬을 끊으며 상승 동력을 얻었다. 난타전 끝에 10-9 역전승이다. 선동열 KIA 감독은 “개막전 연패를 꼭 끊고 싶었다”며 밝게 웃었다. ‘타이거즈’는 역대 정규시즌 첫 경기마다 고전했다. 해태 시절이던 82년부터 지난해까지 10승2무19패에 그쳤다. 이날도 선발 헨리 소사가 2회 3실점으로 휘청거리며 힘겹게 출발했다. 그러나 KIA의 타선은 예전 같지 않았다. 투수진은 꾸준히 실점했지만 타선이 3~7회까지 2사 후 적시타를 쳐내며 끝내 역전에 성공했다.
 4번타자 나지완이 돋보였다. 나지완은 6회 말 역전 좌월 투런포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5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는 “선배들과 4번 타순 자리를 두고 선의의 경쟁 중이다. 자부심을 갖고 시즌 내내 중심타자 자리를 지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넥센의 화력도 만만치 않았다. 7회 초 이성열의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포함해 장단 14안타를 몰아쳤다. 외국인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가 5이닝 7피안타·5볼넷·4실점을 하며 흔들렸고, 계투진마저 추가 6실점했으나 화끈한 타선이 있어 버텼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선발투수 이후 계투진 운영이 어려웠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20년 만에 현역 시절 마지막을 보낸 롯데로 돌아온 김시진 감독과 현장에 복귀한 최고령 사령탑 김응용 감독. 9회 말에 두 감독의 표정이 엇갈렸다. 경기 내내 끌려가던 롯데는 4-5로 뒤진 9회 말 선두 타자 전준우가 행운의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기회를 잡았다. 전준우의 타구는 3루수 앞으로 굴러가는 평범한 타구였지만 3루 베이스를 맞고 굴절됐다. 조성환의 삼진으로 흐름이 끊기는 듯했다. 그러나 손아섭의 타석 때 전준우가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안타 하나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 한화 더그아웃은 손아섭을 고의사구로 걸렀다. 1사 1·2루에서 발이 느린 강민호를 내야땅볼로 유도해 병살 처리하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한화 마무리 안승민의 제구가 흔들렸고, 강민호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1사 만루, 타석에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한화에서 롯데로 이적한 장성호가 들어섰다. 장성호는 1볼-2스트라이크에서 안승민의 떨어지는 변화구를 받아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동점타를 쳤다. 곧 롯데 더그아웃에서 환호성이 들렸다. 1사 만루에서 박종윤이 친 공이 높이 떠서 중견수 앞으로 날아갔다. 롯데 선수 전원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끝내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역대 프로야구 개막전 첫 끝내기 희생플라이.
 김시진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집중해 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롯데에서 갖는 첫 공식 경기라 부담이 됐던 건 사실이었다”라고 털어놓았다. 패장 김응용 감독은 쓸쓸히 더그아웃을 떠났다.

2002년 이후 10년 동안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한 LG. 2013년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품는다. LG는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개막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SK와 시소게임을 펼치던 LG는 7회 말 두 점을 빼앗겨 2-4로 뒤진 채 8회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현재윤의 안타와 오지환의 몸맞는 볼로 1사 1·2루를 만든 LG는 이병규의 유격수 땅볼 때 나온 SK 유격수 최윤석의 실책으로 만루 찬스를 잡았다. 박용택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 추격. 4번타자 정성훈이 타석에 들어섰다. 정성훈은 SK 오른손 투수 이재영의 초구 시속 145㎞짜리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포를 쏘아올렸다. 앞선 세 타석에서의 3연속 삼진의 아쉬움을 단숨에 털어내는 아치였다.
 힘이 붙은 불펜은 3점 차의 격차를 수월하게 지켜냈다. 정현욱과 봉중근은 8회와 9회를 각각 삼자 범퇴로 막으며 홀드와 세이브를 기록했다. 7회 등판해 공 한 개를 던진 유원상은 행운의 승리를 챙겼다.
 패한 SK는 새 얼굴들의 활약에 쓰린 가슴을 달랬다. 새 외국인투수 레이예스는 7과3분의1 이닝 3피안타·4실점(3자책)·9탈삼진으로 무난한 출발을 했고, 조성우는 2-2로 맞선 7회 말 1사 2루에서 임훈의 대타로 1군 데뷔 첫 타석에 나서 투런 홈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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