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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핀 목련, 희귀 식물 … 꾀꼬리도 반기는 힐링 명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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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포항 경상북도수목원은 해발 650m 내연산 자락에 위치해 들녘에 들어선 기청산식물원보다 기온이 4∼5도 낮아 개화 시기가 다르다. [사진 경상북도수목원]

식목일을 앞둔 봄은 나무의 계절이다. 산업도시 경북 포항에는 나무 박물관이 있다. 경상북도수목원이다. 면적은 2727㏊에 전시원만 55㏊다.

 지난 23일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 경상북도수목원을 찾았다. 대구에서 2시간쯤 걸리는 곳이다. 수목원은 해발 650m 내연산 자락에 들어서 있다. 수목원관리소 심상갑(54) 소장은 “지대가 높아 기온이 산 아래보다 5도쯤 낮다”고 말했다. 수목원에는 현재 1889종 20만8000여 본이 있다. 이병우(67) 숲해설사는 침엽수원으로 안내했다. 이씨는 곰솔을 가리키며 “검은솔이란 말이 곰솔이 됐다”며 “바닷바람에 잘 견디는 해송”이라고 설명했다. 침엽수원을 지나면 고산식물원이 나온다. 노루귀와 복수초가 아직 햇살이 모자라 잔뜩 움츠려 있다. 그 아래는 목련과 이팝· 자작나무 등이 있는 가로수원이다.

포항 기청산식물원을 찾은 관람객들이 사상본초원에서 숲해설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상본초원은 약초, 건강에 대한 올바른 상식을 전하기 위해 꾸며졌다. [사진 기청산식물원]

 창포원에는 개구리 알이 무리지어 떠 있다. 창포원 옆 연못은 공사가 한창이다. 백두산 화산석으로 110분의 1 크기의 독도 모형을 만드는 중이다.

 1996년 조성이 시작된 수목원은 식물유전자원의 수집과 증식·보존이 목적이다. 야생초·울릉도식물 등 주제별로 모두 24개 구역이 있다. 나무 계단을 따라 전망대 영춘정을 오르면 수목원과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20만여 명이 방문했다.

 여기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또하나의 식물원이 있다. 청하면 덕성리 들녘에 들어선 기청산식물원이다. 규모는 9㏊지만 보유 식물은 2500여 종이나 되고 2만 명이 거쳐간 멸종위기 야생식물 교육 등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이삼우(73) 원장이 식물원을 안내했다. 천리포수목원에서 왔다는 목련이 활짝 피어 있었다. 그는 “식물을 대하면 심성을 닮는다”며 “힐링과 명상을 고려해 화려한 꽃은 적다”고 말했다. 서울대 임학과를 나온 이 원장은 65년 과수원을 인수해 식물원을 조성했다. 입구에 ‘연아송’이 서 있다. 피겨 선수 김연아의 몸짓처럼 휜 소나무다.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아 팔리지 않고 남은 게 때를 만났다는 것이다. 멸종위기종 깽깽이풀은 보랏빛 꽃을 피웠다.

 기청산은 눈과 코는 물론 귀를 즐겁게 하는 식물원이다. 새 소리가 들렸다. 꾀꼬리다. 이 원장은 30년 가까이 꾀꼬리가 깃드는 참느릅나무 수백 주를 심었다. 한 해 이 숲에서 태어나는 꾀꼬리만 50마리쯤. 멸종위기종 히어리와 미선나무도 보인다. 도 수목원과 달리 입장료를 받는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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