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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티켓 3장 가져갈 '포스트 연아' 누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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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올림픽은 모든 선수에게 꿈의 무대다. 다시 한번 후배들과 올림픽 무대에 설 기회가 생겨 행복하다.” 우승을 확정 지은 후 김연아가 한 말이다.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은 김연아 덕분에 내년 2월 열리는 2014 소치 올림픽에 3명이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와 2위 국가에는 올림픽 출전권 3장을 준다. 문제는 김연아의 뒤를 이을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박소연(16·강일중), 김해진(16·과천중)이 기대주로 꼽히지만 세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지난 2월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박소연과 김해진은 각각 12, 19위에 머물렀다. 정재은 대한빙상경기연맹 이사는 “김해진이나 박소연 등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세계 무대에서 메달을 기대할 정도는 아니다”고 전했다.

 김연아는 이들과 같은 나이였던 2006년에는 나이 제한에 걸려 토리노 겨울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2006년 3월에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 마오를 누르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김연아가 국제 무대로 발돋움한 시기였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 김연아와 동반 출전했던 곽민정(19·이화여대)도 고질적인 허리 부상 때문에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김연아는 독보적이지만 함께 올림픽 무대를 누벼야 할 ‘동생들’의 성장은 더디기만 하다.

 일본은 다르다. 아사다 마오에 이어 무라카미 가나코(19)가 4위에 오르는 활약을 펼쳤다. 가나코는 기술점수의 배점이 큰 쇼트 프로그램에서 3위를 차지할 정도로 기본기가 탄탄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일본 피겨계는 “내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무라카미가 아사다를 능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정 이사는 “일본은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관심이 크고 저변도 넓다. 등록 선수가 1000명에 이르고 전용 빙상장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일본의 무라카미 외에도 각국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18세 동갑내기 라이벌인 그레이시 골드(미국)와 케이틀린 오스먼드(캐나다)가 각각 6위(184.25점)와 8위(176.82점)를 차지했다. 프리 프로그램에서 ‘클린’ 경기를 펼친 중국의 리지준(17)도 7위(183.85점)에 올라 주목받았다.

 김연아가 건재한 소치 올림픽까지는 괜찮다. 문제는 4년 뒤 안방에서 열리는 2018 평창 올림픽이다. 김연아는 이미 소치 올림픽까지만 선수 생활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자칫 안방에서 남의 잔치를 구경해야 할지도 모른다.

손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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