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틀 잡은 워크홀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중용한 사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주미 공사 시절 그가 보낸 ‘백악관 정세 보고서’를 눈여겨본 노 대통령이 직접 청와대 국가안보회의(NSC) 정책조정실장으로 발탁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 내내 외교부 차관보와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수석으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런 이력 때문에 전형적인 엘리트 외교관 출신임에도 이명박 정부에선 대사 한 번 하지 못하고 외교관 생활을 마감해야 했다.

 그런 그가 반전의 기회를 잡은 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모교인 서강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시절 박 당선인을 만나면서다. 박 당선인 측근들이 “노무현 정부 사람인데 함께해도 되겠느냐”고 하자 박 당선인은 “정책에 이념이 어디 있느냐”며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는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로 2010년 12월 출범한 국가미래연구원에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외교안보 브레인으로 입지를 굳혔다. 박 당선인이 2011년 8월 미국 ‘포린 어페어스’지에 기고한 글을 비롯해 주요 연설문 초안을 윤 후보자가 작성했다.

 대선 과정에선 박근혜 캠프의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외교통일추진단장을 맡아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다듬었다. 인수위원회에선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으로 활동했다.

 윤 후보자는 외교관 시절 ‘워크홀릭’(일 중독자)으로 통했다. 하루 3시간 자고 일한다는 소문이 날 정도였다. 김성환 현 장관과는 경기고, 서울대 동문이자 외무고시 동기다.

장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