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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커피크리머, 지방함량 확인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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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커피의 쓴맛을 완화하기 위해 넣는 커피크리머와 뜨거운 물을 부어 바로 마실 수 있는 커피믹스가 각각 돼지고기 삼겹살과 목살 수준의 지방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함유한 지방의 대부분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포화지방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황금택 교수팀은 국내 시판 중인 커피크리머 14개 제품과 커피믹스 11개 제품의 지방·포화지방 함량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최근 호에 발표됐다.

14개 커피크리머의 지방 함량 비율은 15.4∼28.5%였다. 지방 함량이 25%를 넘는 것이 9개였고, 1개 제품은 돼지고기 삼겹살의 지방 함유 비율(28.4%)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11개 커피믹스의 지방 함량은 1개 제품(7.7%)을 제외하곤 모두 10%를 넘었다. 이는 돼지고기 목살의 지방 함량(9.5%)과 맞먹는 것이다.

 커피크리머와 커피믹스는 함유된 지방 중 포화지방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았다. 커피크리머는 전체 지방 중 포화지방 비율이 90% 이상인 것이 14개 중 12개에 달했다. 커피믹스는 11가지 제품 모두 포화지방 비율이 99% 이상이었다. 이는 닭고기(약 29%)와 쇠고기(40%)의 포화지방 비율보다 높은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상온에서 굳어지는 포화지방(굳기름)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는 해로운 지방”이라고 말했다. 콩기름·옥수수기름 등 식물성 기름은 대체로 혈관에 이로운 불포화지방 비율이 높지만 팜유·코코넛유 등 식물성 기름이면서도 포화지방 비율이 높은 것도 있다.

황 교수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커피크리머와 커피믹스는 지방 구성 비율로 볼 때 코코넛유나 팜유를 사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성분 표기를 하지 않은 제품이 많았다. 커피크리머는 14개 제품 중 9개, 커피믹스는 11개 제품 중 3개가 제품 박스의 영양성분표에 지방 함량을 표시하지 않았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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