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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퇴출…레슬링계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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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딴 레슬링의 양정모. [중앙포토]

레슬링이 2020년 여름올림픽부터 퇴출될 전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2일 집행위원회에서 근대5종과 레슬링 가운데 레슬링을 퇴출 종목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AP가 밝혔다. AP는 “집행위의 결정은 정치적·감정적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근대5종 퇴출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이뤄졌지만 끈질긴 로비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레슬링과 같은 비인기 종목의 경우 올림픽은 대중의 인기뿐만 아니라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이번 결정으로 레슬링계가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슬링은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의 효자 종목 역할을 했다. 한국은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자유형 52㎏급 장창선이 은메달을 목에 건 후 레슬링에서 총 35개의 메달을 따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는 자유형 62㎏급 양정모가 한국 스포츠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그레코로만형 66㎏급 김현우가 8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 한국 레슬링의 부활을 알렸다. 역대 종목별 메달 집계에서도 금메달 11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3개 등 총 35개로 유도(40개)에 이어 2위다.

 한국 레슬링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최성열(53) 기륭전자 회장이 대한레슬링협회 새 수장으로 뽑히면서 본격적으로 다음 올림픽을 준비하려던 참이라 충격은 더욱 크다. 유소년과 중·고등부 레슬링팀을 만들어 제2의 전성기를 이끌겠다는 계획도 올림픽 퇴출로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퇴출이 결정된 레슬링은 5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IOC 집행위원회에서 야구-소프트볼·가라테·우슈·롤러·스쿼시·스포츠클라이밍·웨이크보드 등 올림픽 신규 진입을 노리는 7개 종목과 함께 올림픽 종목 재합류를 놓고 경합한다. 최종 퇴출 여부는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김환·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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