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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콘텐츠 제작자 보호법 보완을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산업 발전법안'이 지난 7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콘텐츠를 디지털화한 사람에게 독점권을 줘 허락없이 복제하거나 전송하지 못하게 한다. 디지털 콘텐츠를 산업의 시각에서만 보는 편협함도 문제지만 콘텐츠 제작자를 보호하는 방식도 문제다.

법안은 콘텐츠 제작자에게 타인을 배제할 수 있는 소유권을 주고 있는데 이것은 콘텐츠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다. 온라인의 기본적인 특성은 다양한 접속자들 사이의 폭넓은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수정되고 쇄신되는 문화라는 점이다.

또한 이 법안은 배제할 권리로서의 소유권 개념에만 집착한 나머지 공유적 의미의 재산권 개념을 무시하고 있다.

창작이 아닌 투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배타적 소유권을 창설하는 것이 헌법에 반한다는 점을 굳이 부각시키지 않더라도, 정보화시대의 지도자를 자처하는 법안 추진자들이 기본적인 소유권개념과 온라인의 기초적인 특성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묻고 싶을 뿐이다.

법은 도덕이나 기술보다 더 강력하게 행위를 규제한다. 더 이상 법과 제도를 통해 영리적 상품생산이라는 한가지 모델의 생산방식을 강제하지 말자. 정보와 지식, 예술과 같은 문화자산이 다양한 생산과 소비방식에 의해 발전해 왔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남희섭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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