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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갑 풀고 도주 … 전과 6범, 전주서 맨발로 경관 따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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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8일 전주 완산경찰서 효자파출소에서 절도 혐의자 강모씨가 수갑을 빼고 도주했다. 강씨가 벗어놓은 옷·신발과 빈 수갑이 파출소에 남아 있다. [뉴스1]

경찰 조사를 받던 30대 절도용의자가 수갑에서 손을 빼고 달아났다. 성폭행 피의자 노영대가 경찰서에서 수갑을 풀고 달아났다가 검거된 지 한 달여 만에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의 허술한 피의자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28일 오전 7시쯤 전주시 완산경찰서 효자파출소에서 절도혐의자 강모(30)씨가 도주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3시쯤 효자동의 식당 주차장에서 손가방과 휴대전화 등 8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강씨는 특수절도 등 전과 6범이다.

 강씨는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던 중 “오른손에 찬 수갑 때문에 손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경찰은 왼쪽 손목의 티셔츠 위로 수갑을 옮겨 채웠다. 강씨는 이로 인해 수갑이 헐렁해지자 손을 빼고 파출소 현관문을 열고 맨발로 달아났다. 강씨는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겉옷과 신발은 벗어 놓은 상태였다.

 당시 파출소 안에는 경찰관 5명이 근무 중이었다. 2명은 파출소 안쪽 진술조사실에서 다른 사건의 조사서류를 작성 중이었고, 3명은 강씨 주변에서 근무 교대를 앞두고 잔무 처리 중이었다. 경찰관들은 “파출소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서야 강씨가 도주한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강씨를 곧바로 뒤쫓았지만 검거에는 실패했다. 경찰은 강씨를 수배하고 병력 500여 명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키 1m70㎝인 강씨는 도주 당시 초록색 등산용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었다.

 한편 지난해 12월 20일 경기도 일산경찰서에서 성폭행 피의자 노영대가 수갑에서 손을 빼내 도주했다가 6일 만에 붙잡혔다. 이후 경찰은 손목 굵기에 따른 수갑의 톱날 수 등 ‘피의자 도주방지 지침’을 만들어 직원들을 교육했다. 전북경찰도 이미 여러 차례 피의자 도주방지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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