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법과 도덕성 상징 … 튀지 않고 정치 야심 없는 점도 한몫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07호 04면

역대 총리 41명(서리 제외) 가운데 법조인 출신 총리는 5명이다. 관료(13명)와 교수(10명), 군인(6명)에 이은 총리 발탁 순위 4위다.

법조인이 총리로 각광받는 까닭은

김영삼 정부에서 대법관 출신의 이회창, 서울대 법학 교수 출신 이수성 총리가 기용됐고 김대중 정부에서 검사 출신 이한동, 대법관 출신 김석수 전 총리가 활약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대법관과 감사원장을 지낸 김황식 총리가 2년3개월 넘게 장수하고 있다.

법조인 출신이 총리에 기용되는 건 우선 법과 원칙을 대표하고 도덕성을 갖췄다는 상징성이 높기 때문이다. 법조인 중에서도 판사 출신(3명)이 총리에 가장 많이 발탁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도 대법관·헌법재판소장을 지낸 판사 출신이다. 또 법조인들은 대개 조직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돌출행동을 꺼리는 점도 총리에 기용되는 배경이다. 대통령 입장에서 형식상 정부 2인자인 총리직에 ‘튀는 인사’를 앉히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전문직으로 대개 정치적 야심이 없다는 점도 총리로 각광받는 이유다.

이런 법조인의 정형에서 벗어나 총리의 권한을 넓히려 했던 이회창 전 총리는 대통령의 분노를 사 4개월 만에 경질됐다. 반면 튀지 않는 언행 속에 대통령 보필에 충실해온 것으로 평가되는 김황식 총리는 역대 네 번째 장수 총리에 올랐다.

법조인 출신 총리는 한계도 있다. 기성체제를 벗어나지 않으려는 보수적 성향 때문에 개혁 마인드가 부족하고, 위기 대처 능력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대통령의 잘못된 국정운영을 비판하는 배짱이 부족할 가능성도 많다.교수 출신의 한 전직 총리는 “나라가 안정됐을 때는 법조인 출신이 총리로 무방할지 모르지만 경제가 어렵고 사회갈등이 심한 지금 시점에선 전문성과 정치력을 갖춘 다른 직업군 인사가 총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함성득 고려대(대통령학)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법조인 출신 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건 자신이 직할통치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박 당선인이 김 총리 후보자에게 한 가지 분야 정도는 권한을 맡겨 대통령이 짊어질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