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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 뭉친 쌍용차 승부수 '돌아온 코란도'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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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쌍용자동차가 다음 달 5일 출시하는 ‘코란도 투리스모’. 쌍용차는 25일부터 전국 대리점에서 사전 판매 계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 쌍용자동차]

쌍용차가 반년 만에 신차를 앞세워 새로운 여정에 나선다. 쌍용차는 프리미엄 MLV(Multi Leisure Vehicle·다인승 레저 차량) 코란도 투리스모에 대해 25일부터 전국 대리점을 통해 사전판매계약을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투리스모(turismo)는 스페인어로 ‘여행’을 뜻한다.

 상대적으로 출시된 지 오래된 현대 스타렉스, 기아 카니발 등이 주도해온 다인승 차량 시장에서 프리미엄 최신 모델로 고급 아웃도어 레저 인구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최고급 차량인 체어맨 W 서스펜션을 적용해 승차감을 크게 개선했고 11인승 승합차에선 드물게 스마트키를 적용하는 등 첨단 기술을 접목했다”고 밝혔다.

 제원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2륜 구동, 4륜 구동 2가지 모델로 출시되며 배기량 2000cc에 가격은 2000만원 후반~3000만원대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달 15일부터 투리스모 양산에 돌입해 현재 하루 40여 대씩 생산하고 있다. 정식 출시는 다음달 5일로 예정돼 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도 렉스턴 W를 내놨지만 고질적인 노사 갈등에다 수시로 정치적 이슈 대상으로 휩쓸리는 바람에 별다른 반향을 부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무엇보다 모처럼 노사가 똘똘 뭉쳐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실제로 이달 10일 이 회사 노사는 무급휴직자 455명을 전원 복직시키기로 합의한 데 이어 17일에는 지역 주민의 응원 속에 ‘쌍용자동차 정상화 추진과 국정조사 반대를 위한 노(勞)·사(使)·민(民)·정(政) 정상화 추진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생산 라인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이 회사 평택 공장 제1라인의 경우 인기 차종인 코란도C 생산량이 늘면서 하루 8시간 100% 라인이 가동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달에만 총 7회 잔업 계획이 잡혀 있다”며 “2009년 이후 제2라인에서 잔업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측은 “투리스모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회사 재건의 의지를 담는 등 사활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의지는 작명(作名)에서부터 엿보인다. 2004년 출시돼 연간 판매랑 2000여 대 수준으로 참패했던 전작 로디우스를 과감히 버리고 ‘코란도’를 다시 선택한 것. 지난 30년 동안 쌍용차의 대표 모델로 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화려한 역사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다. 코란도C(2011년 출시)와 코란도 스포츠(지난해 출시)에 이어 ‘코란도 패밀리룩’도 완성했다.

 과감한 신차 홍보 마케팅도 펼칠 계획이다. 설 연휴 기간인 다음 달 7~13일에 코란도 투리스모 100대를 투입해 귀향 시승단을 모집해 제공하고 60팀의 가족을 초청해 시승 행사도 벌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금 우리 회사 형편상 시승행사에 100대를 투입한 것은 많은 투자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쌍용차는 1000억원대의 영업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를 마친 직후인 2011년 적자(1500억원 적자)보다 500억원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해 코란도 투리스모를 열심히 팔아 적자 폭을 더 줄이는 게 노사는 물론 회사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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