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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카리타스 ‘해외 원조 주일’20년 … 전 세계 300억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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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김운회

한국 가톨릭이 공식적으로 해외 원조를 시작한 지 꼭 20년이 됐다. 1993년, 1월의 마지막 주일을 ‘해외 원조 주일’로 정한 게 출발점이었다. 이날 전국의 모든 성당에서 걷힌 2차 헌금(일반 헌금이 아닌 특별 헌금)을 해외 교회를 돕는 데 썼다. 80년대 중반 이후 간헐적으로 있었던 해외 원조의 손길을 공식화한 거였다.

 김운회(69·춘천교구 교구장) 주교는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 18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20∼30년 전만 해도 원조를 받던 나라가 이제 남을 돕고 있으니 자부심이 크다”는 거다. 김 주교는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의 이사장직을 겸하고 있다. 1950년 독일에서 결성된 국제 카리타스의 회원 기구인 한국카리타스는 79년 공식 발족했다. 사랑, 자선을 뜻하는 라틴어 이름(카리타스)에 걸맞게 해외 카리타스 단체들과 연계해 전 세계 고통받는 이들을 도와 왔다.

 김 주교는 “한국카리타스는 93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655개 사업에 300억원을 지원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5년간은 한해 평균 지원금이 23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34억원이었고, 올해 예상액은 40억∼45억원이다. 후원금을 내는 회원이 1만2000명, 해외 원조 주일에 걷히는 특별 헌금은 14억∼15억원 규모다. 김 주교는 “최상위권 국가들과는 차이가 좀 나지만 전 세계 164개 회원국 중 지원 규모가 10위 안에 들 것”이라고 했다.

 김 주교는 “크리스천이라면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가진 걸 나누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사업의 주제는 물”이라고 소개했다. 아프리카의 케냐·에티오피아 같은 나라들의 경우 물 부족이 식량 부족으로 이어지는 만큼 우선적으로 식수과 농업용수 확보를 돕겠다는 거다.

 김 주교는 또 “한국카리타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남거나 모자라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의 굶은 사람 전체를 먹이는 데 한해 15조원이 필요한데, 한국에서 발생하는 한해 410만t의 음식쓰레기를 돈으로 환산하면 꼭 15조원이라는 것이다. 불가능한 액수가 아니라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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